"비싼 돈 들여 일본 갈 필요 없다"... SVF 주사, 국내서도 충분히 치료 가능

연골 살리는 ‘하루 치료’…SVF, 중기 관절염 새 선택지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4-02 09:35:50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퇴행성 무릎 관절염 환자들 사이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치료 수요가 확대되면서, 해외 원정 대신 국내에서 시행 가능한 재생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배양 과정을 거치지 않는 기질혈관분획(SVF·Stromal Vascular Fraction) 주사 치료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그간 일부 환자들은 일본에서 시행되는 줄기세포 배양 치료를 선택해 왔다. 환자의 지방이나 골수에서 세포를 채취한 뒤 외부 시설에서 수 주간 배양하는 방식으로, 세포 수를 늘려 재생 효과를 기대하는 치료다. 다만 수천만 원에 이르는 비용 부담과 반복적인 해외 이동, 체외 배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포 변형 가능성 등 안전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원장이 환자에게 SVF 주사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국내 의료계에서는 SVF 주사 치료가 확산되고 있다. SVF는 환자의 지방 조직에서 세포를 추출한 뒤 별도의 배양 과정 없이 정제해 곧바로 관절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세포를 체외에서 장기간 증식시키지 않기 때문에 생물학적 특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세사랑병원은 SVF 치료 분야에서 임상 데이터를 축적하며 관련 치료의 표준화에 나서고 있다. 병원에 따르면 해당 치료는 채취부터 주입까지 하루 내에 이뤄지는 ‘원데이 프로시저’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환자의 회복 속도가 빠르고, 비용 부담도 해외 치료 대비 낮은 수준이다.

시술 과정은 비교적 간결하다. 수면마취 후 복부나 허벅지에서 약 200~300cc의 지방 조직을 채취한 뒤, 이를 원내 시설에서 약 7시간 동안 농축·분리해 SVF를 추출한다. 이후 정제된 세포를 무릎 관절강 내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환자는 다음 날 퇴원이 가능해 직장인이나 고령 환자의 접근성이 높다는 평가다.

임상적 유효성도 점차 축적되고 있다. 국제 학술지 연구에 따르면 SVF 치료 후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 효과가 유의미하게 확인됐다. SVF에는 줄기세포뿐 아니라 혈관내피세포, 면역조절 세포, 다양한 성장인자가 포함돼 염증 억제와 조직 재생을 동시에 유도하는 복합적 작용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연골 구조 개선 가능성도 제시됐다.

적용 대상은 주로 관절염 중기 환자다. 방사선학적 분류 기준인 KL(Kellgren-Lawrence) 2~3기 환자는 약물이나 단순 주사 치료로는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에는 이른 단계로 평가된다. SVF 치료는 이러한 ‘치료 공백 구간’에서 통증을 관리하고 관절 기능을 유지하는 ‘브릿지 치료’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

고령화로 관절 질환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치료 선택지도 빠르게 다변화되는 추세다. 의료계에서는 향후 SVF 치료의 확산 여부가 임상 데이터 축적과 시술 표준화 수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데이터 기반 치료 체계가 정립될 경우, 해외 원정 치료에 대한 의존도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SVF 치료는 인공관절 수술 시기를 지연시키는 대안적 치료법으로서 정형외과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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