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항암제 ‘디탁셀’ 매각 불가피…업계 “잠재 인수 후보 찾기 난제”
도세탁셀 시장 경쟁 유지 위해 매각 결정…후보군은 제한적
연매출 50억원 안팎·약가 변수 부담…"선뜻 나설 곳 안 보여"
김민준 기자
kmj6339@megaeconomy.co.kr | 2026-06-08 14:32:34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보령에 항암제 '디탁셀(성분명: 도세탁셀)' 매각을 명령하면서 국내 제약업계의 관심이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쏠리고 있다. 그러나 연 매출 50억원 안팎의 제한적인 사업 규모와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기존 도세탁셀 제품 보유 현황 등을 고려하면 마땅한 구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보령이 보유한 제네릭 항암제 '디탁셀' 관련 영업자산을 제3자에게 매각하도록 하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이는 보령이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로부터 도세탁셀(docetaxel) 성분 오리지널 항암제 '탁소텔'의 영업권 인수 시 국내 도세탁셀 항암제 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국내 도세탁셀 시장에서 사노피는 점유율 64.7%로 1위, 보령은 13.8%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해당 기업결합이 이뤄질 경우 양사의 합산 점유율이 최대 78.5%에 달해 시장 지배력이 과도하게 확대될 것으로 봤다. 특히 보령이 향후 탁소텔을 직접 생산·판매하게 되면 규정상 디탁셀 품목허가를 반납해야 해 시장 내 주요 경쟁 제품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공정위는 디탁셀이 탁소텔의 핵심 경쟁 제품이자 국내 유일의 무알코올 도세탁셀 제품으로 가격·품질 경쟁을 이끌어 왔다고 평가했다. 또 보령의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과 생산능력 증설 계획 등을 고려할 때 기업결합 이후 경쟁 제한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보령이 디탁셀 관련 영업자산을 6개월 이내(최대 6개월 연장 가능)에 매각하도록 명령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항암제 시장의 경쟁구조를 유지하고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한편, 탁소텔의 국내 생산 체계 구축을 통한 의약품 공급 안정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령은 디탁셀 사업 매각과 관련해 공정위의 결정을 성실히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디탁셀 매각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령 관계자는 “해당 조치는 공정위와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도출된 결과”라며 “보령은 환자 치료의 연속성과 의약품 공급 안정성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성실히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재 어느 회사에 매각하겠다거나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며 “공정위 기준상 현재 도세탁셀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제약사가 잠재적 매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예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도세탁셀 시장이 사실상 글로벌 제약사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데다, 주요 국내 제약사들 역시 이미 관련 제품을 보유하고 있어 잠재 인수 후보군이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항암제 사업을 적극적으로 영위하는 제약사가 많지 않고, 주요 제약사 중 적극적이었던 곳이 보령이었다"며 "당장 어느 회사가 유력한 인수 후보가 될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업성 측면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디탁셀의 연 매출이 약 5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는 데다 최근 제네릭 의약품 약가 정책 변화 등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약가 정책 변화와 향후 수익성,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시점에서 공식적으로 관심을 표명할 기업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시장 반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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