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오시밀러 규제 빗장 푼다…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수혜’ 기대

하원·상원 상임위서 규제완화 법안 잇달아 통과
임상 부담 낮추고 상호교환 지위 자동 부여 추진…美 시장 공략 가속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7-24 09:34:39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미국 의회가 바이오시밀러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상호교환 규제를 완화하는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 법안이 하원과 상원 상임위원회를 잇달아 통과하면서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의 진입 장벽이 한층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이미 처방 실적과 판매 기반을 확보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규제 완화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美 바이오시밀러 규제 빗장 푼다. [사진=ai]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는 최근 심의를 거쳐 바이오시밀러 관련 법안 2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바이오시밀러 신속 접근법(Expedited Access to Biosimilars Act·H.R.9661)’과 ‘바이오시밀러 규제완화법(Biosimilar Red Tape Elimination Act·H.R.5526)’이다.

이번 입법의 핵심은 바이오시밀러 허가 과정에서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임상시험 요건을 완화하는 데 있다.

바이오시밀러 신속 접근법은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 과정에서 요구되는 약동학과 면역원성, 비교 임상 효능 평가 등의 법적 요건을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허가 시 임상시험을 원칙적인 기본 요건으로 두지 않는 방향으로 관련 공중보건서비스법을 개정하는 것이 골자다.

해당 법안은 공화당 소속 닉 랭워디 하원의원과 민주당 소속 킴 슈라이어 하원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여야 의원이 함께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상임위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하면서 초당적 지지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상원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입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4월 발의된 바이오시밀러 신속 접근법(S.1414)은 최근 상원 건강·교육·노동·연금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바이오시밀러와 ‘상호교환 가능 바이오시밀러’ 사이에 존재해온 규제 장벽을 없애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하원 상임위를 통과한 바이오시밀러 규제완화법은 바이오시밀러와 상호교환 가능한 바이오시밀러 사이의 법적 구분을 없애고, 바이오시밀러가 승인되면 오리지널 의약품과 상호교환이 가능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바이오시밀러가 FDA 허가를 받더라도 별도의 요건을 충족해야 상호교환 가능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 관련 법안이 최종 제정되면 이 같은 추가 절차가 사라지거나 대폭 단순화돼 바이오시밀러의 처방과 대체조제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법안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시밀러의 검토와 승인에 관한 관련 지침을 마련하거나 개정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9월 공화당 소속 오거스트 플루거 하원의원이 발의했으며 현재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상원에서 추진 중인 유사 법안(S.1954) 역시 최근 상원 건강·교육·노동·연금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업계의 관심은 미국 시장에서 이미 입지를 구축한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수혜 여부에 쏠리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FDA가 지난해 승인한 바이오시밀러 18개 품목 가운데 국내 기업 제품이 5개를 차지하며 한국은 2년 연속 국가별 최다 승인 기록을 이어갔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10개 품목의 허가를 확보한 상태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는 미국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30%대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역시 38%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오리지널 의약품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후속 제품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유플라이마’와 ‘스테키마’의 처방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0%대와 300%대 증가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미국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5종을 판매하고 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는 17%대 점유율을 확보하며 선두권에 진입했고,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도 처방량이 전년 동기 대비 900% 이상 증가하며 시장 안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미국에서 판매망과 처방 경험을 축적한 기업일수록 상호교환 규제 완화와 대체조제 확대에 따른 시장 성장 효과를 빠르게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양사는 차세대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을 겨냥한 후속 파이프라인도 확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CT-P51’과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 바이오시밀러 ‘CT-P44’ 등을 개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 상태다.

다만 규제 완화가 모든 기업에 동일한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FDA가 요구하는 과학적 동등성 입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추가 임상시험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남아 있어 개발 경험과 데이터 축적이 부족한 후발 기업에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의 입법 움직임은 FDA가 추진해온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 정책을 법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현재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하원과 상원 상임위를 각각 통과한 만큼 향후 양원 전체회의를 거쳐 최종 입법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관련 법안들이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제정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고 평가했다.

법안이 최종 시행되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가 부담해온 임상시험 비용과 개발 기간을 줄이는 동시에 시장 출시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예상된다. 상호교환 제도까지 완화될 경우 약국 단계에서의 대체조제 활성화로 이어져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자체가 한 단계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의 규제 문턱이 낮아지는 것은 글로벌 시장 확대를 노리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에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전망이다. 미국 의회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한 K-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확대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