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L-D' 인증 획득 SK하이닉스…차량용 D램 판 흔든다
LPDDR5X로 성능·저전력 넘어 '기능 안전'까지 선점
황성완 기자
wanza@megaeconomy.co.kr | 2026-01-19 09:33:58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SK하이닉스는 최신 LPDDR5X 차량용 D램 제품으로 자동차 기능 안전 국제표준 ISO 26262의 최고 안전 등급인 ASIL-D(Automotive Safety Integrity Level D) 인증을 획득했다고 19일 밝혔다.
ASIL-D는 인명과 직결되는 시스템에 적용되는 가장 높은 수준의 기능 안전 등급으로, 글로벌 기능 안전 인증기관 TUV SUD가 개발 프로세스부터 제품 설계·검증·품질 관리 체계 전반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부여한다.
이번 인증을 통해 SK하이닉스는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고성능은 물론, 안전성과 신뢰성까지 동시에 충족하며 기술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입증했다.
ASIL-D 인증을 획득한 LPDDR5X 차량용 D램 제품은 ADAS(자동차가 센서로 주변을 감시하며 사고를 예방하고 운전을 거들어주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자율주행,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차세대 자동차 시스템에서 요구하는 고성능·저전력·고신뢰성을 동시에 충족한다. 특히 SDV(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자동차) 환경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고 시스템 오류 가능성을 최소화해 차량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메모리로서 경쟁력을 갖췄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자동차 내 전자·전기 시스템 비중이 확대되면서, 차량용 D램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단순히 성능을 높이고, 불량률을 낮추는 것을 넘어 기능 안전(Functional Safety)을 확보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장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제어하는 기능 안전 메커니즘을 설계 단계부터 적용하는 역량이 차량용 메모리 시장의 중요한 차별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즉, ‘기능 안전 메커니즘(Safety Mechanism)’을 적극 개발·적용하고 설계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향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는 LPDDR5X 기반 차량용 D램에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데이터 신뢰성 ▲고장 알림 및 자가 진단 · 수리 기능 ▲초고대역폭과 저전력 특성을 균형 있게 구현한 설계를 적용해 ASIL-D 인증을 획득했다.
TUV SUD는 이번 심사에서 LPDDR5X 제품의 기능 안전 성능뿐만 아니라 ▲안전 아키텍처 및 설계 개념 ▲오류 예방·탐지·진단 메커니즘 ▲개발 및 검증 프로세스 ▲품질 관리 체계 전반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개발·검증·품질 프로세스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 기준에 부합함을 인정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ASIL-D 인증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차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고객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메모리 설루션을 지속해서 제공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ASIL-D 인증을 추진한 배경에는 SDV·자율주행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 환경이 있다. 최근 자동차 내 전기·전자 시스템 비중이 40%를 웃돌 정도로 전장화가 가속되면서, 시스템 신뢰성이 탑승자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ISO 26262 기능 안전 인증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았다.
ISO 26262는 2011년 국제표준화기구(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가 제정한 자동차 기능 안전 국제표준으로, 차량 내 전기·전자 시스템 고장에 따른 사고를 예방하고자 마련됐다. 지난 2018년에는 자동차용 반도체에 대한 요구사항이 추가되며 중요성이 더욱 강화됐다.
이 표준의 핵심 지표인 ASIL은 ▲심각도(Severity) ▲노출도(Exposure) ▲통제 가능성(Controllability) 등 세 가지 위험 요소를 조합해 A부터 D까지 등급을 부여한다. 일반 계기판이 ASIL-B 수준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자율주행 제어 시스템은 최고 수준인 ASIL-D를 필수로 요구한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고객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LPDDR5X 차량용 D램 라인업을 구축하고, ASIL-D 인증을 적기에 완료했다.
ASIL-D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적 결함과 우발적 결함에 대한 예측과 대응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시스템적 결함은 개발·설계·공정·검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말한다. 기술 수준의 한계를 넘어선 우발적 결함은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충분히 검증한 후에도 사용 중 열화로 인해 발생하는 불가피한 고장을 의미한다.
이러한 고장은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초기 고장 기간과 마모 고장 기간을 제외한 유효 수명(Useful Life)에서 발생하는 특성이 있다. 차량용 제품의 고장은 인명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고장 예측은 ASIL 등급 획득 과정에서도 핵심적으로 고려되는 요소다.
SK하이닉스는 시스템적 결함을 제어하기 위해 ‘FSM(Functional Safety Management, 기능 안전 관리 체계)’을 구축하고, 개발에서 양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표준화된 프로세스로 관리했다. 고객 요구사항 정의부터 설계·검증·양산 관리까지의 모든 단계를 체계적으로 문서화하고, 개발 과정에서의 모든 의사결정과 검증 결과를 기록하며 ASIL 등급에 따라 요구되는 검증 방법론도 적용했다.
또한, 우발적 고장(Random Fault)에 대응하기 위해 ▲SPFM(Single Point Fault Metric, 단일 고장 지표) ▲LFM(Latent Fault Metric, 잠재 고장 지표) ▲PMHF(Probabilistic Metric for Hardware Failures, 하드웨어 우발 고장 확률) 등의 지표를 기준으로 한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ASIL-D는 SPFM 99% 이상, LFM 90% 이상, PMHF 10 FIT(10억 시간 동안 1번 고장이 발생하는 기준) 이하의 엄격한 수준을 요구한다.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회로 및 장치 설계 단계에서부터 ▲ECC(Error Correction Code, 오류 정정 코드)를 통한 데이터 오류 수정 ▲수리용 퓨즈(Fuse) 이중화로 결함 대응 ▲오류 심각도 진단 기반 고장 알림 기능 등의 안전 메커니즘을 적용했다.
SK하이닉스는 ASIL 달성을 위한 핵심 요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최고 등급의 인증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번 ASIL-D 인증은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차량용 메모리 사업 전략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다.
글로벌 완성차 고객이 제품 채용 시 가장 중시하는 기능 안전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회사는 향후 차량용 메모리 사업 확대 및 고객 신뢰 강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더 높은 안정성과 더 진화한 기술, 더 철저한 품질을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는 핵심 메모리 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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