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은 벌금 1억원·대표는 무죄…아이에스동서 안전관리 '엇갈린 책임'
이천공장 사고서 작업계획·위험성평가 미흡 확인
이듬해 대구 현장서도 하청노동자 사망…안전대책 실효성 의문
정태현 기자
jth1992@magaeconomy.co.kr | 2026-09-09 09:32:38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아이에스동서 이천공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법인과 현장 관계자에게 유죄가 선고된 반면 콘크리트사업 부문 대표이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고 당시 작업계획서 작성과 위험성평가 등 현장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은 인정됐지만, 회사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마련한 점 등을 들어 이를 대표의 책임으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3단독은 지난달 25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아이에스동서 콘크리트사업 부문 대표이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아이에스동서 법인에는 벌금 1억원이 선고됐다.
이천공장장 B씨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청업체 대표 등 현장 관계자 4명에게도 각각 금고 6~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사고는 2023년 10월 아이에스동서 이천공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아이에스동서 소속 노동자 2명이 높이 6m 안팎의 고소작업대에서 우수배관 설치 위치를 표시하던 중 협력업체 직원이 조종하던 천장주행크레인이 작업대를 충격했다. 작업대가 넘어지면서 노동자 1명이 추락해 숨졌고 다른 1명은 전치 14주의 중상을 입었다.
재판 과정에서는 현장 안전관리의 미흡한 부분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고소작업대의 운행 경로와 작업 방법을 담은 작업계획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작업지휘자와 유도자도 배치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고소작업대에서 일하던 노동자들과 크레인 조종자는 상대방의 작업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작업에 대한 수시 위험성평가도 실시되지 않았다. 특히 이천공장은 2022년 정기 위험성평가에서 크레인 이동 과정에서 작업자와 충돌할 위험을 이미 유해·위험요인으로 파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에스동서 본사 역시 같은 해 7월 위험성평가를 위한 안전문서 표준양식을 만들어 콘크리트사업 부문 사업장에 배포한 상태였다.
다만 재판부는 이 같은 현장 안전조치 미흡을 대표이사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으로 연결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회사가 위험성평가 관련 표준양식과 절차를 마련하고 고소작업대 작업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갖추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또 대표가 유해·위험요인 확인이나 개선조치 점검 의무를 위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위험성평가 과정의 미흡함이 현장의 작업계획서 미작성 등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대표 측은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가 별도로 선임돼 자신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아이에스동서가 그동안 강조해온 안전관리 정책과 실제 현장 안전조치 사이의 간극에도 관심이 쏠리게 한다.
아이에스동서는 현재 안전보건 목표로 '중대재해 ZERO 달성'과 '전 구성원의 위험성평가 생활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 위험성평가 시스템을 통해 위험요인과 조치사항을 관리하는 등 안전보건관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아이에스동서는 이천공장 사고 발생 약 두 달 전인 2023년 9월 고용노동부가 개최한 안전보건리더회의에서 최근 3년간 사망사고가 없었던 건설사로 안전관리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천공장 사고 이후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24년 10월 아이에스동서가 시공하는 대구 남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 현장에서 50대 하청노동자가 비계파이프를 운반하던 중 파이프가 전선과 접촉해 감전으로 숨졌다. 당시 고용부는 부분 작업중지 조치를 내리고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올해에도 현장 안전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경북 경산 펜타힐즈W 건설현장에서 대표이사와 협력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무재해 성공 결의대회를 열었으며, 7월에는 공장과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온열질환 예방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시행했다.
다만 이처럼 안전관리 강화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관련 대책이 개별 현장의 작업계획 수립과 위험성평가 등 실제 안전조치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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