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코인 폭락 핵심 권도형, 미국에서 재판 징역 100년 이상 전망
몬테네그로 법원 송환국 결정, 병과주의 채택에 중형 예상
공범 관계 한창준 이달 초 한국 송환, 검찰 21일 구속기소
장익창
sanbada@megaeconomy.co.kr | 2024-02-22 09:53:53
[메가경제=장익창 대기자] 지난 2022년 5월 전 세계를 떠들석하게 했던 '테라·루나 암호화폐(코인)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세)가 미국으로 송환돼 현지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권씨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면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하는 현지 특성상 100년 이상의 징역형 등 중형을 선고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권 씨의 미국 인도가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권 씨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도피 행각을 하다 지난해 3월 남동유럽의 나라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돼 현지에서 구금돼 왔다. 지난 8일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에 권 씨를 한국과 미국 중 어디로 인도할지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넘겼고 결국 미국 인도를 결정했다.
이제 관심사는 권 씨가 미국에서 받게 될 재판 내용이다. 월스트리저널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뉴욕 연방검찰은 권 씨를 8개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미 법무부는 권 씨가 스테이블코인 테라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그 안전성에 관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고 판단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또한 테라와 루나 등에 증권성이 있다고 간주해 권 씨와 테라폼랩스를 증권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권 씨가 미국으로 인도되는 대로 그에 대한 재판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테라·루나 사태'는 2022년 5월 코인 개발자인 권도형 씨가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테라와 그 가치 유지를 위한 자매 코인인 루나가 대폭락한 사건이다. 한 동안 메이저코인 취급을 받으며 개당 10만원에 달했던 메이저 코인이 순식간에 개당 1원도 되지 않는 수준까지 처참하게 붕괴된 사건이었다. 테라·루나 폭락으로 투자자들에게 50조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권 씨는 코인 폭락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아 사태의 주범으로 꼽힌다.
권 씨와 공범 관계로 체포됐던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이자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5일 몬테네그로 당국에 의해 한국으로 추방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하동우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한씨를 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 씨는 테라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속여 루나 코인을 판매·거래해 최소 536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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