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AI로 '비용 효율화'…기업들 '채용 없는 성장' 본격화하나
'AI·자동화'로 인건비 부담 낮추고 생산성 제고
기존 인력 감축보다 신규채용 축소 우려…청년층 직격탄 가능성
황성완 기자
wanza@megaeconomy.co.kr | 2026-10-07 10:34:21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AI를 통한 비용 효율화'가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보다 AI를 활용해 기존 인력의 생산성을 높이는 대신 '신규채용'을 줄이는 방식이 새로운 인력 운용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AI 전환에 통신·SI·플랫폼 채용 재편…신입보다 경력·AX 인재 우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AI 전환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인력 운용과 채용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통신 3사가 대표적이다. 각 사가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신규채용 인원은 2022년 540명에서 2023년 427명, 2024년 379명, 2025년 301명으로 줄었다. 3년 사이 약 44% 감소한 수준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신규채용 인원이 2022년 898명에서 2023년 752명, 2024년 289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KT는 2022년 669명에서 2023년 254명으로 줄었다가 2024년 379명으로 늘었다. 다만 KT는 최근 ESG 보고서에서 신입 중심 채용에서 경력직 수시채용 중심으로 전환하고, 대졸 신입 채용도 마케팅·영업 중심에서 AX 분야 중심으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삼성SDS·LG CNS 등 SI업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SDS의 신규채용 인원은 2023년 3643명에서 2025년 2442명으로 33.0% 감소했고, 같은 기간 LG CNS는 544명에서 407명으로 25.2% 줄었다. 현대오토에버 역시 915명에서 517명으로 43.5% 감소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코딩과 테스트 자동화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과거 인력이 담당하던 반복적인 개발·검증 업무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플랫폼 업계에서도 채용 방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대규모 신입 공개채용보다 직무별 수시채용과 경력직 중심의 인력 확보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개발 환경 변화를 고려해 중장기 인력 수급 전략과 조직별 정원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카카오 역시 필요한 직무를 중심으로 한 수시·경력채용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 AI 활용 늘자 채용 방식도 변화…신입·경력 수요 재조정
문제는 AI로 인한 고용 변화가 반드시 '해고' 형태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노동시장을 분석한 결과 AI 노출도가 높은 분야에서 정규직 고용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둔화했으며, 특히 제조업과 청년층에서 이 같은 연관성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청년층의 경우 기존 근로자를 줄이기보다 신규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노동 수요가 조정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AI의 활용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머신비전 기반 품질검사와 예지정비, 무인운반차(AGV), 자율이동로봇(AMR)이 확산하고 있고, 사무직에서는 회의 요약과 자료조사, 번역, 보고서 작성, 코딩, 고객상담 등에 생성형 AI가 활용되고 있다.
결국 과거 5명이 처리하던 업무를 AI를 활용한 3명이 처리할 수 있게 될 경우 기업이 반드시 2명을 해고할 필요는 없다. 대신 퇴직이나 이직으로 인력이 빠져도 다시 충원하지 않거나 다음 채용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인력 효율화가 이뤄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계층으로는 사회 초년생이 꼽힌다. 자료 정리와 데이터 입력, 단순 코딩, 보고서 초안 작성 등 AI가 비교적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업무 상당수가 그동안 신입·저연차 직원의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도 최근 AI 확산에 따른 노동시장 과제로 청년층의 '숙련 사다리' 단절 가능성을 지목했다. AI가 기초 업무를 대신할수록 청년들이 실무 경험을 쌓고 숙련 인력으로 성장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신입보다 AI 활용 능력을 갖춘 경력자를 선호할 경우 경력직 수요는 늘지만 정작 청년들이 경력을 쌓을 첫 일자리는 줄어드는 역설도 나타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AI 활용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기존 인력이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으로 업무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회의 분석과 자료 정리 등 반복 업무까지 AI가 맡기 시작하면서 신규채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AI 확산이 국내 일자리 감소로 직결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OECD에 따르면 국내 AI 도입 기업의 95.5%는 AI 도입 이후 부서나 팀 단위의 전체 인원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답했다. 2018~2023년 정규직 전체 고용도 증가했다. 생성형 AI 노출도와 고용 감소 사이에서도 아직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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