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2일 출시한다던 JTI 전자담배 '플룸' 감감무소식 왜?
편의점 점주들 "소비자 인지도 낮아 발주해도 문제"
소극적 마케팅 전략, 시장 재진출 불발될까 '전전긍긍'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4-11-15 09:43:25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일본계 담배회사이자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 JTI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첫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당초 전자담배 '플룸X어드밴스(이하 플룸)'를 이달 12일에 출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시중에서 관련 제품을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확인됐다. 플룸 출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편의점주들의 제품 외면이 주된 이유로 파악된다.
15일 메가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의 핵심 상권인 강남과 여의도, 을지로 등의 편의점에서 플룸 입점이 확인되지 않았다. 3년 만에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재도전하겠다는 JTI의 야심찬 계획이 처음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JTI는 이달 12일부터 서울 소재 편의점을 중심으로 플룸을 공급하겠다고 했었다. 온라인몰에서는 정상 출고가 6만9000원에서 4만원 할인한 2만9000원에 디바이스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출시 예정일을 사흘 넘긴 15일에도 플룸이 입고된 편의점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플룸의 출시 지연 배경으로 낮은 인지도와 기존 전자담배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충성도 때문에 편의점 경로를 제대로 뚫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플룸이 정상 입고되면서 발주 코드에 잡혀있다"며 "그럼에도 시장에서 물량이 풀리지 않는 것은 플룸이 궐련형 전자담배 후발주자이고 인지도가 낮아 편의점 가맹점주마다 발주를 꺼려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주는 "기존 담배 종류만 100여개에 달하는 실정에서 소비자들이 찾지도 않는 담배를 굳이 매장에 진열해 재고로 떠안을 이유가 없다"며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을 찾는 요구가 많아지면 그때 발주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TI의 소극적 마케팅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신제품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각적인 마케팅에 나서야 하지만, 플룸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기가 매우 힘든 실정이다.
통상 담배업계에서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편의점 담배코너에 각종 POP(소비자에게 다양한 자극을 줘 소비를 유도하는 광고형태)를 비치해 홍보하거나 할인 쿠폰을 지급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JTI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 재진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도 시장 공략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었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은 KT&G와 필립모리스, BAT의 삼각 구도가 공고해지고 있으며, 후발주자가 담배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면 대규모 투자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시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세계 담배가공산업 동향'에 따르면, 담배산업은 국가마다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독과점적 시장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신규 사업자가 진입장벽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제품 차별성, 교체비용, 유통채널 접근성 등을 고려해야한다.
JTI 관계자는 플룸의 출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12일부터 공식적으로 서울 지역 편의점에 입고되기 시작했고, 각 점포의 발주 신청 시기에 따라 입고 상황은 상이할 수 있다"며 "실시간으로 발주와 입고가 이뤄지고 있지만, 각 편의점의 입고 현황을 안내 드리기가 어려운 점은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JTI코리아는 소비자 니즈와 업계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궐련 및 전자담배 신제품을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디바이스와 스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소매점 내부에 비주얼 이미지를 게시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JTI코리아는 관련 법률을 성실하게 준수하고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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