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 빗장에 총력전 나선 정부…여한구, 브뤼셀서 "한국산 철강 예외적 고려" 촉구
7월 시행 앞둔 EU 철강 쿼터제 비상…정부, 집행위·유럽의회 상대로 전방위 설득전
"FTA 동맹국에 보호무역 장벽 안 된다"…철강·자동차 업계 피해 최소화 총력 대응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6-04 09:25:53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유럽연합(EU)이 다음 달부터 철강 수입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하면서 정부가 국내 철강업계의 시장 접근권 방어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EU의 철강 무관세 수입쿼터(TRQ) 제도 시행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고위급 협상을 집중 전개하며 한국산 철강에 대한 우호적 대우 확보에 나서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2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집행위원을 비롯한 EU 집행위원회 및 유럽의회 핵심 인사들과 연쇄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5월 브뤼셀 방문 이후 불과 3주 만에 다시 이뤄진 것으로, 오는 7월 1일 시행 예정인 EU 철강 TRQ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행보다.
EU는 최근 철강 공급과잉 대응을 명분으로 30개 철강 품목군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고 무관세 수입쿼터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신규 보호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철강업체들의 대EU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 본부장은 셰프초비치 집행위원과의 면담에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지난 15년간 유지돼 온 안정적인 교역 관계와 상호 신뢰가 이번 조치로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이 EU와 FTA를 체결한 핵심 경제협력 파트너이자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문제 해결에도 적극 동참해 온 책임 있는 교역국이라는 점을 설명하며 국가별 쿼터 배분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EU 측도 남은 기간 동안 양측이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상호 수용 가능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앞으로도 경제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정부는 유럽의회 설득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여 본부장은 유럽의회 주요 의원들과 잇따라 만나 EU가 그동안 개방적 다자무역체제의 수호자를 자임해 왔음에도 이번 철강 조치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한국산 철강 수입 제한이 단순히 철강업계 문제에 그치지 않고 유럽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국내 자동차·가전 기업들의 생산과 투자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 기업들은 EU 지역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며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왔다.
정부는 업계와의 공조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브뤼셀 현지에서 철강업계 간담회를 열고 수출 차질 우려와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업계는 EU 조치 시행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협상 노력과 함께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산업부는 시행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 고위급·실무급 협상을 병행하며 한국 기업의 쿼터 물량 확보와 시장 접근성 유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여 본부장은 "가능한 모든 협상 채널을 활용해 우리 기업의 EU 시장 접근을 최대화하고 현장에서 체감하는 불확실성을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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