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KODEX 미국CPU반도체TOP10’, 상장 일주일 만에 10.35% 상승
ARM·인텔·AMD에 77.77% 집중
AI 투자축 데이터센터 인프라로 확산
박선영 기자
suny8000@megaeconomy.co.kr | 2026-08-11 09:22:58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관심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중앙처리장치(CPU)로 확산하고 있다. AI가 질문에 답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하면서 시스템 전체를 관리하는 CPU의 역할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KODEX 미국CPU반도체TOP10 상장지수펀드(ETF)’가 일주일 만에 수익률 10.35%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KODEX 미국CPU반도체TOP10은 글로벌 CPU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과 관련 밸류체인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그동안 AI 반도체 투자가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연산에 직접 활용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 상품은 AI 시스템을 운영하고 작업을 배분하는 CPU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포트폴리오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종목 집중도다. ARM 27.09%, 인텔 26.91%, AMD 23.77%로 세 기업 비중을 합치면 77.77%에 달한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국내 상장 CPU ETF 가운데 이들 3개 기업의 편입 비중이 가장 높다.
나머지는 마벨테크놀로지, 퀄컴, 나비스타반도체,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즈 등 CPU 밸류체인 관련 기업으로 구성한다. CPU 제조사뿐 아니라 반도체 설계와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까지 투자 범위에 포함한 구조다.
삼성자산운용이 CPU에 주목한 배경에는 AI 산업의 구조 변화가 있다. 생성형 AI 초기 투자 경쟁에서는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한 GPU 확보가 핵심이었다. 반면 AI 에이전트가 확산하면 AI 모델이 실제 서비스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처리하고 시스템 자원을 배분하는 작업이 늘어난다.
GPU와 CPU의 역할도 다르다. GPU가 대규모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연산에 강점을 가져 AI 학습과 추론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면, CPU는 서버 운영과 데이터 입출력, 프로그램 실행, 작업 배분 등 시스템 전반을 관리한다. AI 산업이 단순한 모델 학습을 넘어 실제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확대될수록 CPU 역시 AI 인프라를 구성하는 한 축으로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최근 주요 CPU 업체의 실적도 이런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 인텔의 데이터센터·AI 부문 매출은 6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16.1%에서 39.5%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ARM도 데이터센터 로열티가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분기 사상 최대인 12억 9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AMD의 성장세는 더 가팔랐다.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한 실적에서 EPYC 서버 프로세서와 AI 가속기 판매 증가에 힘입어 데이터센터 매출이 67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07% 늘었다. 데이터센터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8%까지 높아졌다. 삼성자산운용은 ARM·인텔·AMD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실적 증가를 모두 CPU 성장으로 해석할 때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기업별 데이터센터 사업에는 CPU 외에도 AI 가속기 등 다른 제품군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MD의 데이터센터 실적에는 EPYC 서버 CPU뿐 아니라 AI 가속기 판매도 영향을 미쳤다.
상장 일주일 만에 10%가 넘는 수익률을 냈지만 단기간의 성과를 장기 수익성으로 연결해 해석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ETF 자산의 4분의 3 이상이 ARM·인텔·AMD 세 기업에 집중돼 있어 이들 주가가 상품 전체의 움직임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CPU 업황이 호조를 보일 때 수익률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인 동시에 반대 상황에서는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미국 반도체 ETF보다 특정 산업과 기업에 대한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반도체 업황뿐 아니라 환율 변동도 실제 투자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ETF 투자에는 자산가격과 환율 등의 변동에 따른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KODEX 미국CPU반도체TOP10의 기초지수는 ‘Indxx US CPU Semiconductor TOP10 지수’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보통주 또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가운데 시가총액 100억 달러 이상, 최근 3개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 1000만 달러 이상인 종목을 대상으로 총 10개 기업을 편입한다.
결국 이 ETF의 성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는 AI 투자 확대가 실제 서버용 CPU 수요 증가로 얼마나 이어지느냐다. GPU 중심으로 진행돼 온 AI 반도체 투자가 CPU와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한다면 수혜 범위가 넓어질 수 있지만, 반대로 AI 설비투자 둔화나 주요 편입 기업의 실적 부진은 상품 수익률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김천흥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전체 시스템을 조율하고 데이터 및 작업 흐름을 통제하는 CPU의 비중이 한층 커질 것”이라며 “이를 선점하기 위한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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