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자 못 받은 '깡통 대출' 급증…건설업 불황 영향
무수익 여신 26% 증가…"대손충당금 대비 필요"
문혜원
maya4you@daum.net | 2024-04-21 09:18:37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은행에서 돈을 빌려주고도 이자를 받지 못한 '깡통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건설·부동산업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이에 따른 은행의 손실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은행연합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5대(KB·신한·하나·우리·농협) 시중은행의 지난해 무수익여신이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은행이 원금은 물론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 대출’을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3조5207억원이다. 지난 2022년 대비 26.2%가 증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은 모두 무수익여신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749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6%, NH농협은행은 5130억원에서 7682억원으로 49.7% 늘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전년 대비 33.1%, 12.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무수익여신이 6327억원에서 6060억원으로 4.2% 줄었다.
이러한 무수익여신 급증에 따라 업계에서는 건설·부동산 업체들의 부도·채무 불이행이 원인으로 지목했다. 건설·부동산 대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 별 공개한 '거액 무수익여신 증가업체 현황'을 살펴보면, 5대 은행에서 무수익여신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대출자는 예외없이 건설·부동산 업체였다.
당분간 건설·부동산 업체와 관련된 무수익여신 증가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은행권 전망이다.
한 은행권 한 관계자는 "앞으로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 비용 증가로 건설·부동산업의 재무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손충당금을 확대해 위험 관리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