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서 데이터·CDMO 중심으로”…BIO USA이 보여줄 ‘패러다임 변화’

기술이전 중심 딜에서 공동개발·데이터 기반 협업으로 전환
CDMO 경쟁축, 생산능력서 기술·품질·공급망 중심으로 이동

김민준 기자

kmj6339@megaeconomy.co.kr | 2026-06-22 10:53:30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BIO USA 2026 개막을 계기로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경쟁 축이 기술이전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가치 평가와 공동개발, 공급망 경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혁신신약 기업들은 기술수출(L/O) 대신 파트너사와의 초기 단계 공동개발과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고, CDMO 기업들은 생산능력 중심 경쟁에서 기술력·품질·공급망 안정성을 앞세운 고도화 경쟁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이번 BIO USA가 단순한 딜 성사를 넘어 바이오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와 글로벌 협업 방식의 전환을 확인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BIO USA 2026'에 국내 주요 바이오헬스 기업들이 참석한다. [사진=챗GPT4]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2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BIO USA 2026’가 개막한다. 미국 바이오협회(BIO, Biotechnology Innovation Organization)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매년 전 세계 70여개 국가에서 2만명 이상의 제약·바이오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전시회다.

 

국내 주요 바이오헬스 기업들이 대거 참가하는 가운데 한국바이오협회는 투자시장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전망과 함께 올해 BIO USA 2026의 핵심 산업 트렌드로 ▲글로벌 파트너링 ▲딜 메이킹 ▲제조 경쟁력 ▲AI의 실질적 활용이 핵심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술 홍보 중심 참가에서 실질적인 기술이전, 공동개발, 투자유치 등 실질적인 파트너링을 목표로 참가하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또한, 신약 개발뿐 아니라 CDMO, AI, 임상 등 바이오 생태계 전반을 소개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아시아발 혁신기술과 크로스보더 라이선싱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기술이전 패러다임 변화…“선급금 시대 끝나고 데이터가 가치 결정”

 

혁신신약 기업들을 중심으로 업계 전반에서는 글로벌 기술이전 시장이 ‘대형 선급금 중심 딜’에서 ‘성과 연동형·데이터 기반 가치 평가’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부담, 바이오텍 자금조달 환경, 후기 임상 실패 증가 등이 맞물리며 개발 실패 리스크를 줄이려는 흐름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동아ST와 SK바이오팜에 따르면 바이오업계가 꼽고 있는 사업개발(BD)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유연한 협업 구조’와 ‘데이터 기반 가치 평가’를 제시했다.

 

특정 방식 하나에 국한하지 않고, 자산의 성격·지역·개발 단계에 맞춰 ▲기술이전 ▲공동개발 ▲공동연구, 기술도입 등 다양한 구조를 유연하게 검토하는 것이 추세이며, 기술은 초기 미팅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이고 실제 후속 논의는 임상 데이터가 좌우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전했다.

 

기술이전 시점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전임상 또는 임상 초기 단계에서도 딜이 성사됐지만, 최근에는 임상 1상 이후 또는 개념입증(PoC)이 확인되는 임상 2상 전후가 주요 거래 구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충족 수요가 큰 혁신 신약 분야에서는 개발 단계와 무관한 조기 협력도 여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파이프라인 측면에서는 비만과 MASH 등 대사질환, 항암·면역질환, 차세대 모달리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고려해 동아ST는 GLP-1/글루카곤 이중 작용 비만치료제 DA-1726와 MASH 치료제 DA-1241 등을, SK바이오팜은 방사성의약품(RPT)과 표적단백질분해(TPD) 등 차세대 플랫폼 파이프라인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제시 및 글로벌 파트너를 찾고 있다.

 

동아ST 관계자는 “신약개발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파트너와 개발 방향, 적응증 확장, 임상 전략을 함께 설계하면 자산의 가치를 더 크게 키울 수 있어 공동개발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사업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특정 방향을 두기보다는 기술이전, 공동개발, 지역별 권리 이전 등 다양한 형태를 유연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비만 ▲MASH ▲항암 ▲면역질환 분야는 경쟁이 치열해 새로운 기전이라도 이에 맞는 설득력을 갖춘 데이터가 중요해지고 있어 기술의 차별성과 임상 데이터 모두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상호 리스크를 분산하는 형태의 계약이 선호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기전 및 전임상 데이터만으로도 논의가 활발한 플랫폼 및 초기 기술이 있는 반면, 통상적으로는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이후 파이프라인의 객관적 가치와 협상력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기술수출이 늘어나는 것은 국내 바이오헬스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며 “현재는 바이오시밀러와 CDMO가 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향후에는 혁신 신약 개발이 한국 바이오 산업 성장의 핵심 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임상시험 경쟁력과 최근 떠오르고 있는 AI 등 통한 개발·제조 경쟁력 제고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며, 우수한 원천특허 확보와 사업화 역량을 함께 갖추는 것도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CDMO 경쟁 구도 재편…“규모 중심에서 기술·품질·공급망 경쟁으로”

 

BIO USA 현장에서는 CDMO 산업의 경쟁 축 변화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 생산설비 규모와 단순 생산능력이 핵심 경쟁 요소였다면, 현재는 특정 모달리티 경험, 공정 개발 역량, 품질 관리 체계, 글로벌 규제 대응 능력 등 ▲기술력 ▲품질 신뢰성 ▲공급망 안정성이 수주 경쟁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RNA 치료제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분야의 수요 증가가 뚜렷한 상황이며, 단순 위탁생산이 아니라 공정개발, 품질관리, 분석법, 스케일업, 규제 대응까지 함께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고객사는 단순히 설비 규모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해당 물질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 경험과 글로벌 공급 신뢰도를 함께 보는 추세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한, 바이오업계는 ▲siRNA ▲ASO ▲mRNA ▲sgRNA 등 핵산 기반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CDMO 수요 구조 자체가 고도화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사안임을 덧붙였다. 한국바이오협회 역시 RNA와 올리고, mRNA 등 차세대 치료제 개발 확대로 CDMO의 역할이 연구 단계부터 상업화 생산까지 전 주기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ADC(항체약물접합체) 등 차세대 모달리티 확산과 함께 공정 개발, 분석, 품질관리, 규제 대응까지 포함한 통합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객사들의 요구도 단순 생산 계약이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상업화까지 함께 수행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 제공 여부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도 산업 구조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제약사들은 특정 국가나 생산 거점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 능력 역시 주요 평가 요소로 포함되고 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초기 연구용 물질부터 임상용, 상업화 물량까지 CDMO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단순 대량생산이 아니라 고난도 물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무엇을 얼마나 잘 만들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며 “글로벌 기준의 GMP 생산 경험과 빠른 프로젝트 수행 능력은 한국 CDMO의 강점을 살려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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