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진 서울시의회 문체위 부위원장, ‘서울도시계획 대관람’ 개막식 축사
은평뉴타운 사례 언급 ‘성장에서 성숙으로’ 패러다임 전환 강조
"도시계획은 시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공적 약속이자 공유 자산"
박선영 기자
suny8000@megaeconomy.co.kr | 2026-08-18 09:14:44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60년 전 서울이 처음 그린 장기 도시계획의 밑그림을 통해 오늘날 수도 서울이 만들어진 과정을 살펴보는 전시가 열렸다. 급격한 인구 증가와 도시 팽창에 대응했던 1966년 계획부터 인구구조 변화와 기후위기를 고민하는 2040년 계획까지 서울 도시정책의 변화상을 한자리에서 조명한다.
박유진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평3)은 지난 13일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특별전 ‘서울도시계획 대관람’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전시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전시는 1966년 서울 최초의 종합 장기 도시계획인 ‘서울도시기본계획’ 수립 60주년을 맞아 마련됐다. 전쟁 이후 급격하게 불어난 인구와 주택·교통·기반시설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당시 서울이 어떤 미래상을 그리고 도시 공간을 설계했는지 보여준다.
1966년 서울의 인구는 약 380만 명이었다. 1950년대 후반부터 산업화와 도시화가 본격화하면서 전국에서 인구가 몰려들었고 주택난과 교통난, 기반시설 부족이 심화했다. 이에 서울시는 장래 인구 증가를 전제로 도시의 장기적인 성장 방향을 담은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전시의 핵심은 당시 계획이 현재 서울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1966년 계획에서는 한강을 중심으로 도시 기능을 분산하는 다핵 구조와 교통망 확충 등이 제시됐다. 지하철 1~4호선으로 이어지는 초기 노선 구상도 당시 자료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서울의 공간 중심이 한강 이북의 기존 도심에서 강남과 영등포 등으로 확장되고 지하철을 중심으로 생활권이 연결되는 과정도 이후 도시 성장과 맞물려 진행됐다. 전시는 이러한 장기 구상을 서울의 첫 ‘공간각본(Spatial Script)’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현재의 서울이 개별 개발사업의 단순한 집합이 아니라 여러 계획과 정책 결정이 축적된 결과라는 의미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1차 사료도 처음 공개됐다. 서울시청 지하 서고에서 발견된 1960년대 수기 관리도면과 보고서 등이다.
컴퓨터를 이용한 도시계획이 불가능했던 시절 담당자들이 직접 작성하고 수정한 도면에는 당시 서울이 안고 있던 고민과 미래 도시 구상이 담겨 있다. 완성된 도시계획 결과뿐 아니라 계획이 만들어지고 변화하는 과정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거 자료만 전시한 것은 아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센서블시티랩(Senseable City Lab)과 서울AI재단이 협업해 서울의 옛 사진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미디어 콘텐츠 ‘Visual echoes of Seoul’도 선보인다. 기록물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서울의 변화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는 시도다.
박 부위원장은 1966년 당시 도시계획을 시민에게 공개한 전시에도 주목했다. 당시 시청광장에서 열린 전시에는 약 80만 명이 찾았다.
박 부위원장은 “1966년 당시 시청광장에서 열린 전시회에 서울시민 4분의 1이 넘는 80만 명이 몰려들었던 것은 시민이 도시의 주체로서 참여하기 시작한 역사적 첫걸음이었다”고 말했다.
60년 사이 서울이 풀어야 할 도시 문제는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를 감당할 주택과 도로, 지하철,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얼마나 빠르게 공급하느냐가 핵심이었다. 현재는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기후위기, 노후 도시공간 정비 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서울의 인구 역시 1966년 약 380만 명에서 1990년대 초 10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했다가 현재는 900만 명대로 내려왔다. 도시계획의 무게중심이 외연 확장에서 기존 도시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삶의 질을 높일 것인지로 이동하는 배경이다.
현재 서울의 장기 공간정책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다. 서울시는 2023년 계획을 확정하면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여러 기능을 도보 30분 안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보행일상권’을 도입했다. 수변 중심 공간 재편과 중심지 기능 강화, 지상철도 지하화, 미래교통 인프라 확충 등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1966년 계획이 급속히 커지는 서울의 공간을 어떻게 확장하고 연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2040년을 향한 계획에서는 이미 고밀화된 도시를 어떻게 재편하고 기후·인구 변화에 대응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가 된 셈이다.
박 부위원장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사통팔달의 도로망과 지하철, 상하수도와 공원 같은 일상의 인프라는 60년 전 선배 세대들이 품었던 뜨거운 열망의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박 부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구 진관동을 서울 도시 확장의 사례로 들었다. 진관동은 1973년 서울로 편입된 뒤 오랫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다가 은평뉴타운 개발을 거쳐 대규모 주거지역으로 변화했다.
도심 외곽지역이 서울 행정구역으로 편입되고 개발 제한과 택지 개발을 거쳐 새로운 생활권으로 재편되는 과정이 서울의 지난 수십 년간 도시 확장 과정과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박 부위원장은 “1973년 서울로 편입된 후 오랫동안 개발제한구역이었던 진관동이 오늘날 은평뉴타운으로 거듭난 과정은 서울 도시 확장사의 산증인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양적 성장의 시대를 지나 이제 인구 감소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성숙과 회복’의 시대로 나아가는 이번 전시의 메시지가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고 했다.
이번 개막식에는 박 부위원장을 비롯해 이상훈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이창무 G3 서울 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 권일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장, 오균 서울연구원장 등 도시계획·문화예술 분야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전시와 연계해 서울 도시계획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도 이어진다. 지난 14일에는 서울연구원이 ‘서울도시기본계획 모니터링의 어제, 오늘, 내일’을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오는 10월 7일에는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가 ‘도시가 만들어지는 방법: 계획이 만든 서울이야기’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도시계획 대관람’은 오는 11월 8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A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금요일은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월요일은 원칙적으로 휴관한다.
박 부위원장은 “도시계획은 단순한 기술 도면이 아니라 시민의 삶과 문화가 켜켜이 쌓여 완성되는 공유 자산이자 기록 유산”이라며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966년의 꿈이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으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시민 한 분 한 분의 문화적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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