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1500억원 발행…태양광 제조 경쟁력 수혈

기후에너지환경부 이차보전 사업 참여…조달 자금 ‘고효율 태양광 셀·모듈 설비 전환’ 집중 투입
정부 ‘K-GX 전략’ 발맞춰 5년 연속 발행…시중은행 최초 누적 공급액 7500억원 달성
단순 친환경 넘어 ‘전환금융’ 영토 확장…고탄소 한계 제조업 저탄소 체질 개선 견인

박성태 기자

pst2622@naver.com | 2026-10-28 09:14:10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친환경 산업의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 국내 기업들의 저탄소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신한은행이 대규모 녹색 자금 조달에 나섰다. 신한은행(은행장 정상혁)은 지난 27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15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고 28일 밝혔다.

 

▲ 신한은행, 한국형 녹색채원 1500억원 발행 [이미지=신한은행 제공]


한국형 녹색채권(K-Green Bond)은 환경부 등이 제시한 친환경 경제활동 가이드라인인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K-Taxonomy)’에 완벽히 부합하는 사업에만 목적 자금을 투입하도록 규정된 특수채권이다. 공인된 외부검토기관의 사전 검토를 거쳐 적격성을 판별받아야 하며, 발행 이후에도 조달 자금의 집행 내역과 환경 개선 기여도를 투명하게 사후 보고해야 한다.

이번에 조달된 1500억원은 외부검토기관의 적합성 검증을 통과한 ‘고효율 태양광 셀·모듈 생산설비 전환’ 프로젝트 등에 투입된다. 차세대 태양광 발전의 핵심 부품인 고효율 탠덤 셀과 대형 모듈의 국내 양산 라인 전환을 지원해 글로벌 가격 경쟁에 내몰린 국내 신재생에너지 제조업의 기술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의 정책 목표와도 궤를 같이한다. 정부는 태양광과 풍력을 비롯한 10대 녹색 신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보급을 100GW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국가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이번 금융 지원은 급증하는 재생에너지 수요를 뒷받침할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국산 제조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확충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취임 이후 친환경 녹색산업의 성장 동력 확보와 제조업 전반의 저탄소 공정 전환을 위한 생산적 금융의 역할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2년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한 이래, 올해까지 시중은행 최초로 5년 연속 발행 행진을 이어가며 누적 발행 총액을 7500억원으로 늘렸다.

글로벌 자본시장의 ESG 채권 흐름은 과거 기업의 모호한 친환경 이미지 마케팅에 기대던 단계에서 벗어나, 데이터로 환경 개선 기여도를 엄격히 입증하는 'K-택소노미 기반 채권'으로 질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조달 금리 일부를 지원하는 이차보전 사업은 고금리 장기화 기조 속에서 기업의 녹색 자금 조달 비용을 실질적으로 낮춰주는 민관 마중물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글로벌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미국·유럽의 공급망 실사 지침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수출 제조업계의 친환경 설비 투자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다. 신한은행이 조달한 저금리 녹색 자금이 태양광 소부장 밸류체인으로 직접 수혈되는 구조는 중국발 저가 공세로 위기에 직면한 국내 신재생에너지 공급망의 체력을 끌어올리는 실질적인 방파제 역할을 수행한다는 평가다.

신한은행의 녹색금융 전략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기존 '순수 친환경(Green)' 영역을 넘어 탄소 배출량이 많은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전통 제조업의 감축 설비 투자를 유도하는 ‘전환금융(Transition Finance)’으로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탄소 다배출 산업을 단순히 투자 대상에서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방식으로는 국내 산업의 연착륙을 유도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서다.

실제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그룹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고탄소 기업의 실질적 감축 경로를 계량화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일본 채권시장에서 400억엔 규모의 전환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하며 일본환경금융연구소의 ‘지속가능금융상’을 수상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환금융 실행력을 공인받았다. 녹색채권과 전환채권을 아우르는 ‘투트랙(Two-track)’ 자금 공급망을 구축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을 위한 금융의 실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은 재생에너지 생산 현장의 실질적인 설비 고도화와 친환경 기술 자립을 이끄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래 녹색산업 생태계에 유동성을 적기에 공급하는 한편, 탄소 다배출 기간산업이 질서 있는 탈탄소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금융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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