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강원랜드' 꺼낸 새만금…투자 유치 카드인가, 명분 없는 도박인가

9조 첨단 투자 진행 속 카지노 필요성 공방…입법·여론 장벽 여전
강원랜드는 폐광 대책, 새만금은 첨단산업... 정책 명분 논란 확산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7-15 09:02:27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전북도가 새만금 개발의 핵심 시설로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정책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대규모 민간 투자 유치를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와 함께, 강원랜드와는 정책적 배경이 다른 만큼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된다.

 

이원택 전북지사는 지난 1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새만금개발공사와 복합리조트 조성 방안을 협의 중이며, 투자 의향을 밝힌 민간 사업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만으로는 체류형 관광산업 육성과 대규모 투자 유치에 한계가 있는 만큼, 내국인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겠다는 구상이다.

 

▲ 전북도가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 도입을 공식화했다. [사진=챗GPT]


전북도는 카지노를 호텔·컨벤션·쇼핑시설 등이 결합된 복합리조트의 핵심 앵커 시설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10조원 이상 규모의 민간 자본을 유치하고 장기간 지연된 관광·레저용지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다만 정책 명분을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원랜드는 1995년 제정된 폐광지역 개발지원 특별법에 따라 지역경제 붕괴를 겪은 폐광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예외적 조치로 도입됐다. 정부는 대체 산업이 없는 지역 회생을 위해 내국인 카지노 독점이라는 특례를 부여했다.


반면 새만금은 첨단산업 중심의 투자 프로젝트가 이미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약 112만㎡ 부지에 9조원을 투입해 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 수소에너지 등을 아우르는 산업 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 역시 국토교통부 산하 투자지원 태스크포스를 가동하며 지원에 나섰다. 해당 사업은 약 16조원의 경제 유발 효과와 7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행산업을 통한 개발 촉진 논리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미 성장 동력이 확보된 지역에 내국인 카지노 도입 필요성을 동일한 논리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도 투자 유치 논리의 실효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내국인 카지노가 복합리조트 투자 유치의 ‘필수 조건’인지, 아니면 단기적 유인책에 그칠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제도적 장벽 역시 높다.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도입을 위해서는 관광진흥법과 사행행위규제법 개정을 통해 강원랜드에 부여된 내국인 카지노 독점 구조를 변경해야 한다. 별도의 특별법 제정도 필요하다. 기존 독점권을 보유한 강원도의 반발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과거 입법 시도 역시 무산된 바 있다. 2016년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허용 법안은 강원도 반발과 도박 중독 우려 등으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제주도 또한 올해 내국인 카지노 도입을 검토했으나 여론 반발로 계획을 철회했다.


지역 시민사회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개발 지연의 원인을 사행산업으로 해결하기보다 유휴 관광용지를 산업용지로 전환하는 등 실수요 기반의 개발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사업 추진의 관건은 정책 필연성 입증에 달릴 전망이다. 내국인 카지노가 아니면 대규모 투자 유치와 관광 활성화가 어려운지에 대한 설득력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입법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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