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샘 대리점, 고객 몰래 '대리 서명'…4억 인테리어 분쟁 '발칵'

고객 동의 없이 중재 선택란 서명 처리…형사 고소 검토
공사 지연·추가비용 청구 놓고 양측 공방
한샘 ”대한상사중재원 판단에 따르겠다“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1-21 08:57:35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샘의 한 대리점이 고객 동의 없는 ‘대리 서명’으로 아파트 인테리어 추가 공사를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고객이 대리 서명의 위법성을 문제 삼자, 해당 대리점(이하 한샘 대리점)은 잘못은 인정하지만, 추가 공사비는 지급돼야 한다며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했다. 이 공사의 총액은 4억원대로 알려졌다.


21일 메가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양측의 분쟁은 지난해 4월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A씨는 같은 해 5월 12일부터 7월 14일까지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기로 한샘 대리점과 계약을 맺었다. 

 

▲ 한샘 대리점과 고객간 분쟁이 발생해 논란이 진행중이다. [사진=제보자]
그러나 인테리어 공사는 계약과 달리 41일이 지연된 8월 24일까지 이어졌다. A씨는 공사 지연으로 인한 단기 임차 비용이 발생했고, 이사비와 관리비 등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을 떠안게 됐다. 추가적 비용 외에도 A씨 가족은 한여름 폭염에 이사하고, 비좁은 이사 공간에서 세간을 수북이 쌓아두고 생활하는 등 물리적‧정신적 고통까지 뒤따랐다고 호소했다.

공사 지연 이유에 대해 해당 한샘 대리점은 ▲새시 재시공 ▲A씨의 극심한 민원 ▲여름철 집중호우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A씨 법적대리인은 한샘 대리점이 억지 주장을 한다며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우선 A씨는 한샘 대리점과 인테리어 계약을 맺을 때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새시를 동일한 규격과 동일한 색상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갈색에 LX 제품이라는 명확한 요구사항이 기재되어 있었지만, 한샘 대리점은 계약과 달리 하얀색의 한샘 제품으로 시공했다.

이후 A씨는 같은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외관 통일성을 해쳤다는 항의를 받았고, 결국 한샘 대리점에 새시 전면 교체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한샘 대리점 직원은 잘못을 인정하며 A씨에게 “저 한 번만 살려주세요. 이거 잘못 얘기한 것 회사에 들어가면 저 잘립니다”며 호소까지 했다.

A씨 법적대리인은 한샘 대리점의 극심한 민원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샘 대리점이 A씨와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며, 이에 따른 민원이 공사 지연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여름철 집중호우 역시 지난해 6~7월 강수일수와 강수량은 평년보다 크게 낮았다. 7월 강수일수는 평년보다 6일 이상 적었다.

특히 A씨 법적대리인은 한샘 대리점이 A씨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가 공사를 진행한 뒤, 추가 공사비 지급을 요구한 점을 문제 삼았다.

A씨 법적대리인은 “한샘 대리점은 업무상 과오로 발생한 새시 재시공비를 A씨에게 청구했다”며 “주방제품은 낮은 등급의 제품으로 시공하다 A씨 항의를 받자 재시공했고, 재시공 뒤에는 이를 추가 공사비로 청구했다. 이런 식의 추가 공사비 청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욱 큰 문제는 한샘 대리점이 A씨 동의 없이 대리 서명까지 진행한 것이다. A씨가 추가 공사비 지급을 거부하자, 한샘 대리점은 전자계약서 '분쟁 해결 방법에 대한 부속합의서'에 기재된 중재합의 조항을 근거로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했다.

전자서명서에는 분쟁이 생길 경우 ▲대한상사중재원 중재 ▲법원 소송 중 하나를 택하게 되어 있다. 한샘 대리점은 이를 법원 소송 대신 대한상사중재원 중재를 택한 것으로 꾸미고, A씨가 서명한 것이 아님에도 대리 서명 처리했다.

이는 중재로 가게 되면 법원 소송보다 사건 결론을 빠르게 내릴 수 있고, 항소 없이 단심제로 끝나는 점, 업계 전문가들을 중재인으로 택할 수 있어 한샘 대리점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A씨 법적대리인은 “대리 서명은 사문서위조죄 또는 사전자기록위작죄에 해당하는 범죄”라며 “위조된 문서는 무효이기 때문에 이 사건의 중재 신청도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사건의 형사 고소를 검토하고 있지만, 중재절차에 의한 신속한 분쟁해결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기 때문에 중재절차에 의한 신청인(한샘 대리점)과 피신청인(A씨)의 분쟁 해결에는 동의한다”며 “신청인이 잔여 공사 및 하자보수 공사를 완료한다면, 정당한 범위 내의 잔금을 지급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샘 측은 "본 사안은 대리점과 고객 간 잔금 지급을 둘러싸고 발생한 분쟁으로, 당사는 그간 원만한 해결을 위해 조정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면서 ”이에 따라 특정 일방에 불리함이 없는 공정한 판단을 받기 위해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하였으며, 당사와 대리점은 중재 결과를 존중하고 성실히 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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