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쪼갰더니 더 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합산가치 25% 급등 전망
IBK투자증권, "K-바이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분할 될 것"
삼성바이오로직스 목표가 209만원, 초황제주 탄생 기대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5-11-21 08:35:02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이 한국 자본시장에서 보기 드문 '주주가치 증대 사례'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IBK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적정주가 209만원, 삼성에피스홀딩스는 49만원을 제시하며 "분할 후 양사 합산 가치가 108.7조원으로 분할 전보다 25%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4일 변경 상장과 함께 신설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신규 상장한다.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존속하고,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삼성에피스홀딩스로 분리되는 구조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가치 기준 65대 35로, 거래정지 직전 시가총액 86.9조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56.5조원, 삼성에피스홀딩스 30.4조원으로 나뉜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할 기준 대비 71% 상승 여력이 있는 반면,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단기적으로 60% 하락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재평가하는 근거는 명확하다.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 23.2%로 글로벌 CDMO 업계 평균(11.8%)을 두 배 상회하며, 2024년 EBITDA 마진율은 46.3%에 달한다. 스위스 Lonza(24.5%)와 중국 Wuxi Biologics(32.5%)를 압도하는 수치다.
생산능력도 세계 최대 수준이다. 현재 78.4만 리터 규모를 2032년까지 132.4만 리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수주액은 5.5조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정 연구원은 "1월 2조원대, 9월 1.8조원 규모 대형 계약 체결은 FDA·EMA 승인을 통해 품질 신뢰도를 확보한 결과"라며 "2026년 예상 EBITDA 2조 8,409억원에 멀티플 34배를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96.6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할의 핵심은 이해상충 해소다. 그동안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보유한 11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CDMO 고객사 포트폴리오와 중복되며 잠재적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2024년 매출 기준 글로벌 제약사 상위 20개 중 8개사가 삼성바이오에피스 제품과 겹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 분리로 이 문제가 해소되면서 신규 수주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10월 상원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포함되면서 중국 CDMO 견제가 본격화됐다.
정 연구원은 "중국 대체 수요가 국내 기업으로 이동하며, 7-8년 장기 계약 구조상 단기간 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상장 초기 비상장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가치만 반영되면서 기계적 조정이 불가피하다. 2026년 예상 EBITDA 4,920억원에 셀트리온 멀티플 24.6배를 적용하면 사업가치는 12.1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중장기 성장 동력은 충분하다. 2030년까지 10개 추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특허 만료 후 1,100억달러(약 150조원)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FDA가 10월 바이오시밀러 임상 간소화 지침을 발표하면서 개발비는 기존 2,000-3,0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개발 기간은 5-6년에서 4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신약 개발도 본격화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후보물질로 2026년 방광암 임상 1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11일 설립한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은 펩타이드, 이중항체 ADC 등 차세대 플랫폼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정 연구원은 "프로티나, 인투셀 등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2-3년 내 R&D 성과가 가시화되면 신약 가치가 추가 반영될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로 확보한 안정적 현금창출 기반 위에 신약 가치까지 더해지면 중장기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증권가는 이번 인적분할이 국내 자본시장에서 드물게 주주가치를 실질적으로 높이는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정 연구원은 "상이한 사업 구조가 하나의 연결회사에 혼재되면서 기업가치가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던 구조적 한계를 제거했다"며 "분할 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MO 경쟁력이 명확히 부각되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독자적 신약 개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무제표 공시와 주가 형성 후 공식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각각 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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