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러시아에 ‘참붕어빵’ 띄운다…다품종 전략 가속

심영범 기자

tladudqja@naver.com | 2025-12-29 08:32:17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오리온이 러시아 현지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리온은 러시아 법인에 ‘참붕어빵’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현지 시장에 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초코파이 중심이었던 러시아 시장에서 후레쉬베리(현지명 후레쉬파이), 알맹이젤리(현지명 젤리보이)에 이어 참붕어빵까지 선보이며 다품종 체제를 완성했다.

 

▲ [사진=오리온]

 

참붕어빵은 러시아 1·2위 유통 그룹 입점이 확정됐다. 지난 11월부터 러시아 2위 유통 그룹 텐더(Tender)의 할인점 ‘텐더 하이퍼’와 슈퍼마켓 체인 ‘마그닛’, ‘딕시’ 등 약 2만 개 매장에 공급을 시작했으며, 내년 초에는 러시아 최대 리테일 그룹 X5의 대형 슈퍼마켓 ‘삐쪼르치카(Pyaterochka)’ 1만5,000여 개 매장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텐더는 볼가강을 중심으로 한 중부·남부 지역에서 높은 영향력을 보유한 유통 그룹으로, 최근 러시아 전역으로 출점을 확대하고 있다. X5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보시비르스크, 예카테린부르크 등 주요 대도시를 포함해 72개 지역에 유통망을 구축한 러시아 최대 리테일 기업이다.

 

출시 초기임에도 주요 유통사를 중심으로 입점이 빠르게 확대되는 배경에는 오리온이 현지에서 장기간 구축해온 브랜드 신뢰도와 K컬처 확산 효과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년 이상 축적된 브랜드 선호도에 더해 한국의 대표 길거리 간식인 붕어빵을 현지 입맛에 맞게 구현한 점이 바이어와 소비자 모두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실제 텐더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비자 후기를 보면 “촉촉한 케이크 속 떡 식감이 이색적이다”, “맛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 “패키지와 빵 모양이 귀여워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평가가 이어졌으며, 평점은 5점 만점에 평균 4.9점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러시아 식문화를 고려해 제품 개발에도 차별화를 꾀했다. 잼이 들어간 빵이나 과자를 차와 함께 즐기는 소비 패턴에 착안해 부드러운 케이크 속에 밀크 크림과 오렌지 잼을 조합하고, 쫄깃한 떡을 더한 ‘참붕어빵 밀크&오렌지맛’을 선보였다.

 

제품명은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글로벌 브랜드 ‘붕고(Bungo)’로 정했다. 패키지에는 ‘참붕어빵’을 한글로 병기하고, 붕어를 사랑하는 고양이를 형상화한 캐릭터를 적용해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오리온은 2003년 러시아 법인을 설립한 이후 2021년 현지 누적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2023년부터는 파이·젤리·비스킷 등 제품군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전년 대비 47.1% 증가한 2376억 원을 기록했다. 누적 매출 2조 원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현재 러시아 법인은 트베리와 노보시비르스크 공장에서 9개 브랜드를 생산 중이며, 수요 증가로 공장 가동률이 120%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에 오리온은 트베리 공장 부지에 2400억 원을 투자해 신규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2027년 완공 시 생산라인은 기존 13개에서 31개로 확대되며, 연간 생산 규모는 약 3000억 원에서 7500억 원 수준으로 2.5배 늘어날 전망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러시아는 최근 6년간 판매 물량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하며 중국, 베트남과 함께 글로벌 사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라며 “다제품군 전략을 강화하고 급증하는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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