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만 누르면 역효과”…배달 규제 놓고 업계·학계 ‘신중론’ 확산
국회 토론회서 “일방적 상한제, 서비스 축소·가격 전가 우려”
입점업체 “임대료·원재료비 등 고정비가 더 큰 부담”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3-18 08:28:50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배달 플랫폼 수수료 규제를 둘러싸고 현장과 정책 간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와 입점 사업자들은 획일적 수수료 상한제가 오히려 시장 위축과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나섰다.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강명구 의원 주최로 열린 ‘지속가능한 플랫폼 산업을 위한 규제 정책의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서는 인위적 비용 개입에 대한 우려가 집중 제기됐다.
현장에서는 수수료보다 구조적 비용 문제가 더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경진 한국배달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은 “소상공인의 부담은 임대료와 원재료비 등 고정비에서 비롯된다”며 “수수료를 인위적으로 낮추면 플랫폼은 배달거리 축소, 광고비 증가, 소비자 가격 전가 등 부작용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등 수수료제 등 유연한 해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업계 역시 ‘신용카드식 규제’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시승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대외협력실장은 “국가 보호 아래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는 카드업과 달리 플랫폼은 경쟁에 노출돼 있다”며 “동일한 규제 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용 전가가 반복되면 배달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계도 규제 부작용 가능성을 경고했다. 김태영 중앙대학교 소장은 미국 일부 도시의 수수료 상한제 도입 이후 배달료 상승 사례를 언급하며 “특정 집단 보호를 위한 정책이 생태계 전체를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하대학교 이은희 교수는 소비자의 ‘집밥’ 회귀 가능성을, 충남대학교 배관표 교수는 연구개발(R&D) 위축 등 장기적 부작용을 각각 우려했다.
정부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주병기 위원장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 대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단일 규제 도입보다 플랫폼·입점업체·소비자·정부가 참여하는 다자간 협의체를 통해 지속가능한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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