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환자 5년 새 25% 급증…심장 두근거림, 뇌졸중·급사 위험 신호
경희대병원 “겨울철 불규칙한 맥박, 단순 피로 아닌 심장 이상 의심해야”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5-11-05 08:20:38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단순한 두근거림으로 넘기기 쉽지만, 방치 시 뇌졸중이나 급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부정맥 진단 환자 수는 2020년 40만 명 수준에서 2024년 50만1,493명으로 5년 만에 약 25% 증가했다.
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센터 이영신 교수는 “겨울철은 심장을 특히 긴장시키는 계절”이라며 “추위에 혈관이 수축하면 혈압이 오르고 심장이 더 강하게, 더 자주 뛰게 돼 부정맥이 발생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거나 가슴 두근거림이 지속된다면 단순 피로나 스트레스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정맥은 유전, 노화, 스트레스, 과음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 대부분의 부정맥은 경미하지만, ‘심방세동’이나 ‘심실빈맥’ 등은 뇌졸중과 급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심방세동은 일반인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을 5배 높인다.
이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 10명 중 3명은 증상을 느끼지 못해 조기 진단이 어렵다”며 “술을 마신 다음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우 숙취로 오인해 지나치지 말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방세동은 24시간 심전도(홀터) 검사를 통해 진단하며, 고혈압·당뇨병·연령 등을 고려해 항응고제 치료로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 혈압계 등을 통한 자가 맥박 측정도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이 교수는 “65세 이상은 주기적인 자가 맥박 체크를, 75세 이상은 증상이 없어도 연 1회 이상 심전도 검사를 권한다”며 “증상이 짧게 나타나는 경우엔 일상 중 연속 측정이 가능한 패치형 심전도 검사가 진단율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부정맥 예방을 위해 ▲과로·과음·흡연 자제 ▲카페인 섭취 제한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 생활을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술은 한 잔만으로도 부정맥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음주는 최소화하는 것이 심장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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