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화학상에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 개발 獨 베냐민 리스트· 美 데이비드 맥밀런 2명
친환경적·저렴한 촉매 개발에 공헌..."제약 분야에 가장 중요"
류수근 기자
press@megaeconomy.co.kr | 2021-10-07 08:15:05
올해 노벨 화학상은 친환경적인 ‘비대칭 유기촉매’ 개발에 기여한 독일과 미국의 과학자에게 공동으로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탄소로 이루어진 유기분자를 이용한 ‘비대칭 유기촉매반응’(asymmetric organocatalysis)을 개발한 공로로 독일의 베냐민 리스트(53)와 미국의 데이비드 맥밀런(53)을 공동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두 수상자는 분자를 만드는 기발한 도구를 개발했다.
노벨위는 ”분자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기술“이라며 ”리스트와 맥밀런은 분자 구조를 위한 정확한 새로운 도구인 유기촉매반응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선정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제약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고 화학을 더욱 친환경적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많은 연구 분야와 산업은 탄성과 내구성이 있는 물질을 구성하고, 배터리에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질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분자를 만드는 화학자들의 능력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작업이 이뤄지기 위해선 최종 제품의 일부로 남지 않으면서도 화학 반응을 제어하고 가속하는 물질인 촉매가 필요하다.
일례로, 자동차의 촉매는 배기가스에 있는 독성 물질을 무해한 분자로 바꿔준다. 우리의 신체 역시 생명체에 필요한 분자를 뽑아내는 효소(enzyme)의 형태로 수천 개의 촉매(catalyst)를 포함하고 있다.
특정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촉매로는 기존에 금속(metal)과 효소라는 두 가지 종류만 이용되어 왔다. 하지만 리스트와 맥밀런은 2000년에 제3의 촉매를 각자 개발했다. 작은 유기분자로 이루어진 새로운 촉매 기술을 각각 발표했다. 바로 올해 노벨 화학상을 둘에게 안긴 ‘비대칭 유기촉매반응’이었다.
노벨위원회 화학분과 위원장 요한 외크비스트는 “촉매를 위한 이 개념은 독창적(ingenious)일 뿐만 아니라 간단하다(simple)”며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왜 진작에 그것을 생각하지 않았는지 궁금해 했다”고 밝혔다.
유기 촉매는 탄소 원자의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 구조에 더 많은 활성 화학 그룹이 부착될 수 있다. 여기에는 산소, 질소, 황 또는 인과 같은 일반적인 원소가 포함되어 있습다.
노벨위는 “이것은 이러한 촉매가 환경 친화적이고 생산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유기 촉매는 백금이나 팔라듐 등을 이용한 고가의 금속 촉매에 비해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만들고 싶은 물질을 적은 공정으로도 생산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유기 촉매 사용의 급속한 확장은 일차적으로 비대칭 촉매 작용을 촉진하는 능력 때문이다. 화합물에는 오른손과 왼손처럼 대칭적인 입체구조를 가진 것이 있는데, 화학자들은 종종 둘 중 한 쪽만을 원한다. 특히 의약품을 제조할 때 더욱 그렇다. 두 사람이 개발한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은 한쪽만 효율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고정밀 기술이다.
이들이 고안해 낸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은 제약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이 비대칭 방법이 개발되기 전에는 많은 약이 촉매로 생성되는 쌍이 되는 분자를 포함했다. 쌍을 이룬 분자 중 하나는 약효를 내지만 다른 분자는 종종 부작용을 일으켜 인체에 해를 초래하기도 했다.
연구원들은 이 방법으로 태양 전지의 빛을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약품에서부터 분자에 이르기까지 더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유기 촉매 학자들은 인류에게 가장 큰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는 것이다.
1968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리스트는 고향에 있는 괴테대에서 1997년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막스 프랑크 연구소장으로 연구를 이끌고 있다.
공동 수상자인 맥밀런은 1968년 영국 벨실에서 태어났고 글래스고대를 졸업했다. 이후 1996년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I)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부터 프린스턴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 개발로 유명한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큰 공헌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권위 있는 상이다.
두 과학자는 상금 1천만 크로나(약 13억5천만원)를 절반씩 나눠 받는다.
올해 노벨상은 지난 4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까지 발표됐고 7일 문학상, 8일 평화상, 11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차례로 발표된다.
올해 노벨상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에 열리며, 코로나19 대유행이 여전히 가시지 않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진행돼 자국에서 각자 수상하게 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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