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 ‘깡깡이 아지매’ 작업복·도구, 국가유산청 예비문화유산 선정

제3회 발굴 공모전 장려상 수상…서류심사·현장조사·국민투표 거쳐 가치 공인
50년 종사 전순남 씨 실제 사용 물품…부산근현대역사관에 상설 전시 중
근현대 산업사·생활유산 보존 제도적 결실…해양수도 역사 자산화 가속

박성태 기자

pst2622@naver.com | 2026-09-18 07:32:20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대한민국 근현대 조선·해양 산업화의 거친 현장을 온몸으로 지탱해 온 부산 영도 수리조선소 여성 노동자들의 생활유산이 국가 공인 예비문화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시(시장 전재수)는 국가유산청이 주관한 ‘제3회 예비문화유산 발굴 공모전’에서 ‘부산 영도 깡깡이 아지매 작업복과 작업도구’가 장려상에 최종 선정됐다고 18일 밝혔다.

 

 

▲ 1970년대 영도 깡깡이 아지매 작업 사진(부산근현대역사관 소장) [사진=부산시청 제공]

 


시는 지난 5월부터 공모전에 참가해 관계 전문가들의 서류 심사와 현장 정밀 실사, 일반 대국민 투표 절차를 단계적으로 거치며 문화유산으로서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공인받았다.

예비문화유산 제도는 건립 및 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은 근현대 유산 가운데 미래 가치가 높은 자산을 선제 발굴해 멸실과 훼손을 방지하고, 민간의 자발적 보호와 전승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국가 보호 체계다.

이번에 선정된 유물은 영도 일대 수리조선업 현장에서 반세기 넘게 녹 제거 작업(깡깡이)에 헌신해 온 노동자 전순남 씨가 수십 년 동안 현장에서 직접 착용하고 손에 쥐었던 실물이다.

 

선박 철판에 낀 녹과 조개껍데기를 망치로 두드려 벗겨낼 때 입었던 작업복과 방진 마스크, 특수 망치 등 손때 묻은 도구들로 구성됐으며, 지난 2024년 부산근현대역사관에 기증됐다.

 

 

▲ 영도 깡깡이 아지매 작업복과 작업도구 [사진=부산시청 제공]

 


해당 물품들은 현재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 ‘부산현대실’에 상설 전시돼 관람객을 맞고 있다. 시는 이번 예비문화유산 선정을 계기로 관련 소장품을 부산의 지역사와 해양산업사, 여성 노동사 연구를 뒷받침하는 핵심 학술 연구 및 전시 사료로 폭넓게 확장 및 활용할 방침이다.

급격한 도시 재개발과 산업 구조 개편 속에서 근현대 산업 현장의 흔적은 체계적인 보호 장치가 없으면 손쉽게 사라지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거대 기념비나 상징적 건축물이 아닌, 현장 노동자의 손때 묻은 작업 도구를 공적 문화유산 범주로 포섭하는 방식은 산업화 과정의 실질적 주역을 기록하고 해양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한층 입체적으로 완성하는 문화자본 확충의 계기로 작용한다.

조유장 부산시 문화국장은 “이번 수상은 부산의 눈부신 산업 성장 이면에 자리했던 여성 노동자들의 땀방울과 생활사를 공적 유산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해양, 산업, 생활 현장의 다양한 근현대 자료를 선제 발굴·보존해 시민들이 도시의 살아있는 현대 역사를 폭넓게 공유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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