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보다 싸면 '짝퉁' 의심… 프리미엄 샴푸, 가품 유통 포착

“중국발 짝퉁 공습”…그래비티까지 뚫린 K뷰티 위조 시장
폴리페놀팩토리, '짝퉁 판매자' 경찰 고발 조치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5-08 07:16:10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K-브랜드 위조품 시장이 스킨케어를 넘어 헤어케어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프리미엄 탈모 기능성 샴푸 ‘그래비티’의 위조품 유통 정황이 확인되면서 K뷰티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관세청도 전국 단위 특별단속에 착수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래비티 운영사 폴리페놀팩토리는 “지난 4월 중순 일부 오픈마켓에서 정품을 사칭한 위조 의심 제품 유통 정황을 포착해 4월 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 그래비티 샴푸.


정가보다 2000~3000원 가격이 낮다면 가품으로 의심해봐야한다. 실제로 오픈마켓에선 공식 판매 채널이 아닌 비공식 리셀러 및 개인 판매자를 중심으로 가품이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다.

외형상 정품과 유사하지만 병 표면 마감 상태와 라벨 인쇄 품질, 펌프 완성도 등에서 차이가 발견됐다. 내용물 역시 정품은 맑고 투명한 반면, 위조 의심 제품은 혼탁한 색상을 띠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K뷰티 시장 확대에 따른 ‘인기의 역설’로 해석하고 있다. 그래비티는 KAIST 이해신 연구팀이 개발한 폴리페놀 기반 특허 기술 ‘LiftMax 308’을 적용한 제품으로, 출시 초기부터 ‘과학자의 샴푸’라는 별칭과 함께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475㎖ 기준 3만8000원의 프리미엄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올리브영 판매 상위권, 이마트 오픈런, 일본 라쿠텐 K뷰티 부문 흥행, 아마존 완판 등을 기록하며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85만병을 돌파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프리미엄관에 국내 헤어케어 브랜드 최초로 입점했으며, 4월에는 프랑스 쁘렝땅 백화점에 K-헤어케어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진출했다. 업계에서는 스타트업 기반 브랜드가 출시 2년 만에 위조품 표적이 됐다는 점 자체가 시장 영향력 확대를 방증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태는 K뷰티 위조품 시장의 변화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그동안 설화수, 마녀공장, 조선미녀 등 스킨케어 브랜드가 주요 타깃이었다면, 최근에는 인디 브랜드와 헤어케어 제품군까지 위조 범위가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입 관련 지식재산권(IP) 침해 범죄 규모는 2789억원으로 전년(1705억원) 대비 64%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의류가 120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가방류 438억원, 신변잡화 405억원, 가정용 전기·전자제품 17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화장품류는 전체 위조물품 가운데 36%를 차지했으며, 적발 제품의 97.7%는 중국발 물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관세청은 이에 대응해 지난 4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전국 34개 세관을 중심으로 ‘지식재산권 침해 범죄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단속 대상은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생활가전, 완구·굿즈, 의류·가방 등 소비재 전반이다.

특히 이번 단속에서는 기존 통관 단계 적발을 넘어 SNS와 라이브커머스 기반 온라인 유통 추적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각 세관별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K-브랜드 침해 의심 판매자에 대한 정보 분석과 수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지식재산권 침해 범죄는 단순한 상표 도용을 넘어 국내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훼손하고 소비자 안전과 건강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온라인 플랫폼과 SNS 기반 유통까지 추적 범위를 확대해 단속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출입 관련 불법행위나 온라인상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 판매 행위를 발견할 경우 적극적인 신고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단속 자체보다 사후 관리 체계 구축 여부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폴리페놀팩토리 측은 “가품 신고로 판매가 중단돼도 사업자명을 변경해 유사 제품이 반복 등록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플랫폼 대응의 한계를 언급했다.

현재 회사 측은 오픈마켓과 중고거래 플랫폼, 비공식 리셀러 채널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위조 의심 제품 발견 시 판매 중단 요청과 증거 확보, 수사기관 협조 등을 병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질수록 위조품 리스크도 함께 확대되는 구조”라며 “플랫폼·관세당국·브랜드 간 상시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대응이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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