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사전투표율 36.93% "역대 최고치"...확진자·격리자 투표 파행 대선판 뇌관 우려

전남 51.45% ‘최고’·경기 33.65% ‘최저’…서울 37.23%
'확진자 투표' 부실관리 책임론 대두...대선판 뇌관 우려
확진자·격리자 투표 시작 5시 이후 투표자 총 99만630명
'본인확인서 작성자' 기준으로 파악하는데 시간 소요 전망

류수근 기자

press@megaeconomy.co.kr | 2022-03-06 03:03:39

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36.93%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실시된 코로나19 확진·격리자에 대한 투표 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선관위의 투표소 부실관리 문제가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에 총 선거인 4419만7692명 중 무려 1632만3602명이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방역복을 입은 투표 사무원의 안내를 받아 투표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사전투표율 ‘36.93%’는 전국단위 선거에 사전투표가 처음 적용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전까지 가장 높았던 전국단위 선거 사전투표율은 2020년 4·15 총선 당시 26.69%였다. 직전 대선인 2017년의 사전투표율은 26.06%였다.

앞서 사전투표율은 이날 오후 3시에 30.74%로 30% 선을 돌파했다. 이로써 전국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2014년 이후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2020년 총선의 최종치 26.69%를 넘어섰다.

사전투표 첫날인 전날(4일)의 최종 투표율 역시 17.57%로 역대 최고치였다. 2017년 19대 대선의 사전투표 첫날 최종 투표율(11.7%)보다 5.87%포인트 높았다.

▲ 역대 선거 사전투표율. [그래픽=연합뉴스]


최종 사전투표율을 지역별로 보면, 전남(51.45%) 투표율이 총 선거인의 절반을 넘으며 가장 높았고 전북(48.63%), 광주(48.27%), 세종(44.11%), 경북(41.0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경기(33.65%)였고, 서울은 37.23%를 기록했다. 제주(33.78%), 대구(33.91%), 인천(34.09%), 부산(34.25%)도 30%대로 집계됐다.

이날 코로나 확진자·격리자 투표가 대혼란을 겪으며 투표 마감이 4시간가량 지연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이날 오후 5시~6시에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가 일반인과 동선이 분리된 임시 기표소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준비 부족과 복잡한 절차로 지연과 혼선이 빚어져 투표소 곳곳에서 대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전국 곳곳의 투표소에서는 확진자를 위한 투표함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대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거나 불량 투표용지가 배포되는 일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투표소별 투표함 1개 규정'에 따른 주먹구구식 대책 마련과 확진자 투표자 규모 폭증에 대한 예측 미비 등으로 대혼란을 자초한 만큼, 부실관리 책임론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본투표일인 9일 최종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간 표차가 초박빙으로 나올 경우 이날 대혼란 상황이 자칫 부정선거 논란이나 불복 제기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벌써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자·격리자 투표가 시작된 이날 오후 5시부터 투표 마감 시각까지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모두 99만630명이다. 전체 유권자 4419만7692명의 2.2%에 해당한다.

이 시간대 전체 투표자 중에서 일반 유권자와 코로나 확진자·격리자를 당장 구분하기는 어렵다는 게 선관위 측 설명이다. 코로나 확진자·격리자들로부터 미리 신청을 받거나 이들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별도로 보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 확진자·격리자의 경우 기표 전 '본인여부 확인서'를 썼기 때문에 대략적인 규모 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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