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분조위 13일 재개···이번엔 결론 낼까
계약취소 여부, 손해 배상 비율 등 쟁점
2년 동안 수차례 연기, 지난달 20일 분조위 첫 개최
이복현 원장 취임 후 첫 분조위, 변수되나
김형규
hgkim@megaeconomy.co.kr | 2022-06-12 09:46:17
환매중단 규모가 1800억원이 넘는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사건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오는 13일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재개한다. 2년 넘게 끌어온 만큼 이번엔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 취임 후 처음 개최되는 분조위라는 점도 주목을 끄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3일 분조위를 개최하고 하나은행 등이 판매한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관련 조정안을 상정·심의해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2년 동안 수차례 연기된 분조위는 지난달 20일 분조위를 열었지만 투자원금 배상 규모 등을 놓고 분조위원간 의견 충돌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분조위 한 관계자는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탈리아헬스케어는 이탈리아 병원들이 지방정부에 청구할 진료비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2017~2019년 하나은행 등에서 판매됐다. 펀드 설정원본은 1849억원이다. 이탈리아 지방정부가 재정난을 겪으며 매출채권 회수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2019년 말부터 상환연기, 조기상환 실패로 이어졌고 2020년 환매가 중단됐다.
하나은행이 이미 해당 펀드 투자원금의 70% 선지급을 결정했지만 투자자들은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주장하며 100% 배상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원금손실이 나지 않는 안정적 상품이라고 판매했지만 펀드 구조는 상품설명서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2018년 11월 이후 하나·우리은행 등이 판매한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2020년 6월 분조위를 열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결정, 100% 배상을 권고했다. 2021년 4월 분조위에선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펀드에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 취임 후 처음 개최되는 분조위라는 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신임 원장이 라임·옵티머스 등 과거 정부에서 문제가 불거진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 시스템을 통해 다시 볼 여지가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히면서 피해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금융권과 피해자들은 신임 금감원장 취임 후 첫 분조위인데다 아직 남아있는 사모펀드 분쟁조정 결정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성명을 통해 "이번에 재개되는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분조위는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 취임 후 첫 분조위로 그 의미가 상당할 것"이라며, "금융소비자보호와 사모펀드 사태 근절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새 원장 취임 얼마안되 열리는 분조위 결론에 당장 큰 변화가 있을 지는 의문이다. 금감원 내에서도 분조위는 독립성이 강해 새 원장 취임이 분조위 결정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도 있기 때문이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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