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광화문광장 2.1배 넓어진 도심공원으로 재탄생...집회·시위 규제
‘도심 속 숲’ 변모...5천그루 심어 녹지 3.3배 넓히고 휴식공간 확대
수경시설, 문화재 전시, 역사성 강화, 미디어아트 등 즐길거리 가득
자문단 꾸려 광장이용 신청 엄격 심사...‘시민 휴식공간’ 자리매김
개장 기념 ‘광화문광장 빛모락(樂)'...71인조 시민 오케스트라 공연
류수근 기자
press@megaeconomy.co.kr | 2022-08-06 01:06:56
대한민국 역사‧문화 중심공간인 광화문광장이 착공 1년 9개월만에 ’도심 속 숲‘ 공원으로 새단장을 마쳤다.
서울시는 숲과 그늘이 풍부한 공원 같은 광장으로 재탄생한 ‘광화문광장’이 6일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새단장한 광화문광장은 총 4만300㎡로 기존 면적(1만8840㎡)의 2.1배 넓고, 광장 폭도 35m에서 60m로 확대됐다. 광장 면적의 4분의 1(9367㎡)이 푸른 녹지로 채워졌다. 종전 녹지 면적의 3.3배 수준이다.
광장 곳곳에는 5000그루의 나무를 심어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으며 도심 풍경을 다채롭게 바꿔 시민들에게 편안한 공간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소나무, 느릅나무, 느티나무, 산벚나무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유 수종을 중심으로 심어 '테마가 있는 숲'을 조성했으며 벤치 등 쉴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서울시는 6일 저녁 7시 광화문광장 야외 특설무대에서 개장 기념행사 ‘광화문광장 빛모락(樂)’을 펼친다고 밝혔다.
이 행사에서는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71인조 시민 오케스트라가 축하공연을 펼치고, 각계 각층의 축하영상 메시지, 주요 내빈이 참여하는 화합의 무대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시민 오케스트라 연주에 이어 시간·사람·공간의 빛을 상징하는 시민 9명이 오세훈 시장과 함께 무대에 올라 직접 '화합의 빛'을 만드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이외에 김창완밴드, 이날치, 오마이걸 등도 무대에 올라 대표곡을 들려준다.행사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체임버홀, KT 광화문빌딩 외벽, 해치마당 영상창, 육조마당 LED 화면 등에 동시 송출된다.
서울시는 시민 품으로 돌아올 ‘광화문광장’의 변화를 크게 4가지로 소개했다. ▲ 재미요소를 더한 수경‧휴게공간 ▲ 육조거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발굴 문화재 현장 전시 ▲ 역사문화 스토리텔링을 더한 즐길거리 ▲ 광장 주변과 연계한 문화‧야경 콘텐츠 등이다.
새 광화문광장은 숲과 물이 어우러지고 쉼이 있는 공원 같은 광장으로 꾸며져 곳곳에 다양한 수경시설과 앉음터, 스탠드 등 휴게공간이 조성됐다. 수경시설도 곳곳에 들어선다.
종로공원 앞에는 212m 길이의 ‘역사물길’이 조성됐다. 이곳에서는 1392년 조선건국부터 2022년 현재까지의 역사를 연도별로 새긴 역사‧문화 스토리텔링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77개의 물줄기가 만드는 40m 길이의 ‘터널분수’와, 한글창제의 원리를 담은 ‘한글분수’가 만들어져 광장을 찾은 아이들의 물놀이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 광화문광장의 역사성도 한층 강화됐다.
공사 과정 중 발굴된 ‘사헌부문터’(세종로공원 앞)는 우물, 배수로 등 유구 일부를 발굴 당시 모습 그대로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는 현장전시장(20m×20m)으로 조성됐다.
전시장은 대략 1.2m 아래 선큰 공간으로, 지붕은 한국 전통 가옥의 처마 곡선을 살리고 기둥은 인근 나무와 비슷한 두께와 높이로 만들어 기둥 사이로 광화문의 풍경을 엿볼 수 있다.
삼군부 터(정부종합청사 앞), 병조 터(세종로공원 앞), 형조 터(세종문화회관 앞) 등 모든 유구는 현지 보존하고, 유구 상부에 담장, 배수로 등을 재현해 그동안 상상만 해왔던 육조거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광화문 앞 월대와 해치상은 내년 12월까지 복원된다. 새로 복원되는 월대 규모는 총 길이 50m, 폭 30m다.
월대는 궁궐이나 건물 앞에 놓인 넓은 기단으로 왕과 백성이 소통하던 공간이다. 1920년 일제는 경복궁 광화문 월대를 훼손했고, 현재 월대 일부는 광화문 앞 도로에 묻혀있다.
새단장을 통해 세종대왕상, 이순신 장군 동상 등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광화문광장의 주요 역사문화자원은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즐길거리가 보강됐다.
세종대왕상 뒤편 ‘세종이야기’ 출입구에는 유리구조체로 된 ‘미디어글라스’가 설치됐다.
낮에는 개방감을 줘 출입구가 눈에 잘 띄도록 하고, 밤에는 미디어글라스를 통해 다양한 미디어아트를 표출해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세종대왕과 충무공의 업적을 담은 콘텐츠부터 태권도 등 한류 콘텐츠, 신진작가의 미술작품 등을 표출하며 정기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송출할 예정이다.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과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명량분수’가 조성됐다. 바닥분수 양쪽으로 이순신 장군의 주요 승전 내용과 어록을 기록한 승전비가 설치됐으며 야간에는 조명을 더해 웅장한 야경을 선사할 예정이다.
광화문광장 개장을 앞두고 세종대왕·이순신 동상은 2년3개월만에 묵은 때를 벗겨냈다.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29일까지 12일간 세종대왕 동상과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세척했다. 동상 세척은 2020년 4월 이후 27개월 만이다.
시는 매년 4월 고압세척기로 동상 물청소를 해왔으나 광화문 광장 재조성 공사로 지난해에는 세척 작업을 못 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주변과 연계해 다채로운 문화‧야경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세종문화회관 앞쪽 ‘해치마당’에 있던 콘크리트 경사벽에 53m 길이의 ‘영상창(미디어월)’이 설치된다. ‘해치마당’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세종문화회관과 KT빌딩 리모델링 공사 가림막에도 미디어파사드(Media facace)가 설치돼 화려한 야경을 선사한다.
미디어파사드(Media facace)는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의 한 형태로 건물 외벽 등에 LED 조명을 설치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해치마당 영상창에는 6개월 간의 제작 과정을 거쳐 만든 콘텐츠가 광화문광장 개장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에서 비롯한 한글 창제의 원리를 담은 천지인(天地人)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다.
휴대폰만 있으면 누구나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쌍방향 콘텐츠도 주목을 끈다. ‘광화 아쿠아리움(Aquarium)’은 내가 그린 물고기 그림을, ‘폴라로이드(Polaroid)’는 내가 찍은 사진을 영상창에 송출할 수 있는 콘텐츠로, 흥미로운 경험을 더해줄 예정이다.
광화문광장 개장과 함께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과 대극장 벽면은 ‘라온하제(‘즐거운 내일’을 뜻하는 순 우리말)’ 여름밤의 서늘맞이를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작품이 전시된다.
또 KT빌딩 공사 가림막에는 실감형 미디어아트와 우리나라의 자연과 문화를 소개하는 미디어파사드 콘텐츠가 전시된다.
서울시는 2020년 11월에 광화문광장을 넓히는 재구조화 공사에 착수했으며, 그동안 광화문광장의 동쪽(주한 미국대사관 앞) 도로를 7∼9차로로 넓히고 서쪽(세종문화회관 앞) 차로를 없애며 광장을 대대적으로 재편했다.
재구조화 이전 광화문광장은 양쪽에 차로를 끼고 있어 보행 접근성이 나쁘고 그늘이나 시민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조선시대 주요 관청이 자리한 역사적인 공간임에도 이를 상징할 만한 시설물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부터 구상됐으나 시민단체 등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로 취임한 오세훈 시장이 이미 절반가량 진행된 공사를 큰 틀에서 이어가겠다고 선언하면서 공사는 다시 힘을 받아 추진됐다.
오세훈 시장이 다시 취임한 뒤에는 작년 6월 발표한 ‘광화문광장 보완‧발전계획’에 따라 ▲ 역사성 강화 ▲ 역사문화 스토리텔링 강화 ▲ 광장 주변 연계 활성화 등에 방점을 두고 광화문광장 재조성을 추진해왔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편리하고 쾌적한 광장 사용을 위한 ‘운영기준’도 마련했다. 광화문광장이 본래 조성 취지인 '시민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소음이 발생하거나 통행을 방해할 수 있는 집회·시위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광장 이용 신청을 심사하는 자문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이 엄격하게 심사해 집회·시위로 번질 수 있는 행사는 걸러낸다는 방침이다.
이전에는 대규모 이용 신청만 열린광장시민위원회에서 심사하고 나머지는 소관 부서에서 처리해 문화제 형식의 집회가 열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문화행사 개최 등을 위한 광장 사용허가 영역은 ▲ 광장 북측의 ‘육조마당’(잔디영역, 2492㎡)과 ▲ 세종대왕상 앞 ‘놀이마당’(2783㎡). 2곳으로 정했다. 이전 광장 사용허가 영역과 비슷한 규모와 위치로 정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육조마당(잔디영역)은 기존 북측광장 영역으로, 광화문 일대 경관 보호 등을 위해 무대 등 설치 없이 운영할 예정이다. 놀이마당은 다양한 행사의 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개장 후 1주일은 개장 주간을 운영하고, 그 뒤 1주일은 시범 운영하여 개선 사항 등을 보완 할 예정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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