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죄도 9월 가계대출 7.8조원 증가···당국 추가대책에 촉각

금융정책 / 황동현 기자 / 2021-10-13 15:40:05
고승범 "실수요 대출도 상환 능력 범위내"
느슨한 2금융권 DSR 강화·DSR 시행 일정 조정 검토할 듯
실수요자들, 전세대출 규제 불만 청와대 청원
▲ 정부의 조이기에도 지난달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7조8000억원 증가했다. 직전달보다 증가율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가계대출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지만 지난달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7조8000억원 증가했다. 전달보다 증가율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현재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추가적인 관리방안을 이달 중 발표 예정인데 강도높은 대책이 나올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자금이 꼭 필요한 서민층 실수요자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방안을 세심하게 강구할 것을 강조했지만, 앞서 실수요자라 하더라도 상환 능력 범위내에서 종합 관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동안 불가침 영역이던 실수요 전세대출도 규제에 포함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9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직전월대비 7조 8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은 지난 7월 15조 3000억원, 8월 8조 6000억원 증가에 비해 소폭 축소됐다.

 

전년동기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9.2%로 지난 7월 10.0%, 8월 9.5%에 비해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축소됐으며, 신용대출도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증가액이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9월 9월 6조 7000억원으로 지난 7월 7조 4000억원, 8월 7조 1000억원에 비해 축소됐고 신용대출 증가액도 9월 8000억원으로 지난 7월 4조1000억원, 8월 1조 3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줄었다.

 

▲ 월중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감액 [자료=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은 "현재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추가적인 관리방안을 마련 중이며, 10월중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지난달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증가율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남에 따라, 강도높은 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앞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인 6%대를 달성하려면 전세대출을 조이고 집단대출도 막아야 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 질의에 "예"라고 답하며 "투기 수요를 막고 실수요자를 보호해야 하지만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것의 대부분은 실수요자 대출이다. 실수요자 대출도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의 답변에 대해 사실상 전세대출에도 DSR 규제를 적용하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대책에 전세대출에 그동안 적용하지 않았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거나, '부분 분할상환 방식'을 의무화하는 방안 등이 규제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주별 DSR 규제가 은행권에 비해 느슨한 2금융권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주요 실수요 대출 중 전세대출과 카드론, 정책적 목적의 대출 등은 차주단위 DSR 규제에서 제외돼 있다. 집단대출의 중도금대출은 향후 잔금대출로 대환되기 때문에 DSR에서 제외되나, 잔금대출 전환 시에는 DSR 규제가 적용된다.

금융권에선 정책대출은 서민 지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DSR 규제에 포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카드론은 가계부채 관리방안 후속 조치에 따라 내년 7월부터 DSR 규제에 포함될 계획인데, 적용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
 

전세대출은 그동안 보증기관 보증으로 전셋값(임차보증금)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었으나 DSR이 적용되면 소득에 따라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분할상환 방식이 적용되면 매월 이자와 함께 원금도 갚아나가야 해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진다. DSR은 올해 7월부터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으면 차주별로 은행에선 40%, 2금융권에선 60%가 적용되고 있다.  

 

DSR 규제 일정을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당초 내년 7월부터 총대출액 2억원 초과 차주에 대해, 2023년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 초과 차주에 대해 차주 단위 DSR을 도입하기로 한 상태다. 

 

▲ 고승범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금융권에선 전세대출에 일률적인 만기를 적용하고, DSR 비율은 일부 완화해주는 방식의 규제도 검토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대출은 보통 대출기간이 2년 정도로 짧고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상환하는 구조라, 실제만기로 원리금을 환산하면 DSR이 과도하게 책정될 수 있다. 신용대출의 경우에도 보통 만기가 1년 정도로 짧아 DSR 산정 시에는 획일적으로 10년(현재는 7년) 만기를 적용해왔다. 주담대의 경우 최장 30년까지 만기가 적용되기 때문에, 전세대출은 신용대출과 주담대 사이인 10~20년 정도의 만기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실수요자의 추가 대출이 막히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전세대출을 받을 땐 DSR 비율을 일부 완화해주는 방안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은행권에선 주담대는 40%, 신용대출(1억원 이하)은 70%의 DSR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대출의 DSR 적용 비율은 50%대로 적용될 수 있다.
 

당국은 전세대출이 전체 가계대출 증가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서민·취약계층이 직·간접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에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의 규제를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잡아달라는 집값은 잡지 못하고 투기와 상관이 없는 전세만 잡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는 등 전세 실수요자들의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인터넷 포털의 부동산 관련 카페 등에는 추가 규제를 우려하며 "전세대출 규제를 재고해 달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만성적인 전세물량 부족에 더해 가을 이사철 전세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작년 임대차2법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으로 더 불안해진 뒤 신규아파트 입주물량까지 줄어들며 전세가격 상승세는 여전하다. 내년에는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줄어들고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써버린 세입자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대출규제 강화소식에 한 전세입자는 "당장 집을 살 수가 없는 실수요자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전세에 과도한 규제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융당국은 실수요자들의 빠듯한 호주머니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어설픈 규제로 서민들이 전세시장에서 쫒겨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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